[김인식의 클래식] 2017시즌 10개 구단 성과를 돌아보니…

    [김인식의 클래식] 2017시즌 10개 구단 성과를 돌아보니…

    [일간스포츠] 입력 2017.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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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시즌이 모두 끝나고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10개 구단의 2017 시즌을 전체적으로 돌아볼까 한다.
     
    모든 각자 자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어느 팀이 몇 위 정도를 할 것이고, 하위권 팀이라면 어느 정도 승률을 올릴 것이다' 하는 계산을 다들 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10개 구단이 모두 5위 안에 들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치른다는 점이다. 모기업이나 구단 고위층이 볼 때는 '그럼 우리 팀이 약하다고 해서 처음부터 원대한 목표도 없이 출발한단 말이냐'고 역정을 낼 지 모른다. 그래도 나름대로 팀의 현실적인 전력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또 연봉이 어느 정도 되는 팀인지 합산도 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처럼 전력과 연봉을 냉정하게 따져서 각 팀 성적과 승률을 예측하고 목표를 세우는 게 맞다.
     

    1위 KIA를 보라. 최형우라는 선수에게 많은 돈을 주고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했다. 그 선수가 정규시즌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군대서 전역한 김선빈과 안치홍의 역할도 컸다. 공격이 살고 수비까지 살다 보니 투수인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까지 본인들 최고 기량을 보여준 게 아닌가. 그래서 기아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했다고 본다.
     
    2위를 한 두산은 전체적인 전력에선 가장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 작년만큼 좋지 못했다. 함덕주 같은 신인급 투수들이 발전해 좋은 역할을 하긴 했지만, 역시 가을 야구에서도 믿고 맡겨야 할 원투 펀치가 예년만 못했던 게 문제였다. 야수들은 부상이 많았지만, 어느 팀이든 예기치 못한 부상이 나오는 건 다 마찬가지다. 그 팀의 그해 운이라고 여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전체적인 야수의 활약이나 기본적인 실력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두산이 가장 앞선다고 볼 수 있다. 투수가 지난해만큼 하지 못해서 우승을 놓친 것 같다.
     

    3등을 한 롯데는 역시 '이대호 효과'가 컸다. 전준우라는 좋은 선수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기에 시즌 중반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을 다시 데려온 것도 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세 선수가 합류하면서 전체적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줬다. 또 박세웅이나 김원중 같은 젊은 투수들의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

    4위를 한 NC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쭉 2~3위를 하다가 마지막에 4위로 내려 앉았지만, 그래도 자기 실력 이상을 발휘하지 않았나 싶다. 베테랑 이호준이 올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데다, 에릭 테임즈도 빠지지 않았나. 다행히 새로 영입한 재비어 스크럭스가 빈 자리를 잘 메웠다. 테임즈처럼 엄청나게 무서운 수준의 타자는 아니라 해도, 홈런도 35개(공동 3위)나 치면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또 장현식 같은 젊은 투수들도 잘 해줬다. 그래서 생각보다 더 선전했다고 느껴진다.
     

    5위에 오른 SK는 기대를 많이 했던 팀이다. '우리가 홈런으로는 최고의 팀이다'라고 할 만 했다. 그러나 야구는 홈런으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다. 또 홈런을 어느 투수에게 쳐내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점이 결국은 마지막에 포스트시즌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선 그 팀에서 최고 투수들만 나오지 않나.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승패가 이미 크게 벌어진 경기에서 많은 홈런을 친 것은 가을야구에서 소용이 없다. 진짜 강력한 상대팀 에이스급들에게 홈런을 많이 쳐야 진짜 영향이 있다. 그래서 SK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기대만큼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6위를 한 LG는 리빌딩을 했다고 하지만, 정규시즌 동안 결정적일 때는 박용택 한 명에게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중요할 때 박용택이 못 치면 공격이 안 되는 게 보였다. 물론 투수 쪽에서 마무리 임정우가 빠지면서 분명히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작년만큼 못해서 일찍 빠져나가고, 대체 외국인 타자도 문제를 일으키면서 공격이 결국 많이 약화가 된 게 아닌가 싶다. 
     

    7위 넥센은 전력이 나빴다고 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괜찮다는 평가가 많았다. 투수들도 그랬고, 야수들도 서건창 김하성 채태인 고종욱이 있지 않나. 도중에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기 전까지는 윤석민도 있었다. 분명 공격이 강한 팀이었다. 또 거기에 신인 이정후도 등장했다. 다른 신인급들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많았다. 4위 안에도 들 수 있는 구성인데, 전력에 비해 성적이 너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반대로 8위 한화는 연봉에 비해 너무 못했다. 물론 정근우와 이용규 두 선수의 부상도 컸지만, 사실 이런 부분은 앞서 얘기했듯이 그 시즌의 불운으로 여기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젊은 투수들이 성장을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연봉은 많이 썼는데, 전체적으로 나아진 부분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순위가 떨어져도 한화같은 팀은 승률 5할 가까이는 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다.
     

    9위 삼성도 좋지 않았다. 은퇴한 이승엽만큼 친 선수가 있었나 싶다. 외국인 타자 대린 러프가 점점 한국 야구에 적응을 하면서 정말 큰 활약을 해줬다. 여기에 옆에서 다른 타자 한두 명이 받쳐주기만 했다면 삼성이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삼성의 승률이 4할에 미치지 못했는데, 그래도 지금 삼성 전력이면 4할이 훨씬 더 넘어 4할 5푼 정도는 해야 했다고 본다.
     
    최하위 kt는 1군에 진입한 첫 시즌부터 계속 144경기로 정규시즌을 치렀다. 이 레이스를 끝까지 잘 마치는 데 실패를 하지 않았나 싶다. 처음엔 잘 나아가는 것 같았지만 역시 많은 게임을 계속 치르는 게 어렵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트레이드도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올해 데려온 윤석민은 공격력이 좋고 팀에 필요한 선수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계속 미래를 보고 발전하려면 젊은 투수들을 함부로 다른 팀에 보내지 말고 잘 키워야 한다. 한화가 계속 몇 년째 고전하는 게 결국은 투수력 때문이다.

    사실 kt도 이제 승률 4할을 넘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지난해 0.373에서 올해 0.347로 오히려 떨어졌다. 앞으로는 자질 있는 투수들을 잘 관리해서 승률 4할 이상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프로야구 전체에 더 활기를 줄 수 있고, kt를 응원하는 팬들도 더 많이 모을 수 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