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아이캔스피크' 김현석 감독 ”日에 욕 장면? 내 사심”

    [인터뷰①] '아이캔스피크' 김현석 감독 ”日에 욕 장면? 내 사심”

    [일간스포츠] 입력 2017.10.13 14:23 수정 2017.10.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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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서 감독)'가 누적관객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추석시즌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킹스맨: 골든 서클(매튜 본 감독)'과 맞붙어 일궈낸 알짜배기 성과다.

    흥행보다 더욱 값진 것은 쏟아진 호평이다. '일본군 위안부 소재를 상업영화로 영리하게 풀어냈다'는 공통적 평가를 기본으로 심금울린 배우들의 연기력, 적재적소에 유머를 녹여낸 김현석 감독의 센스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이들도 상당하다.

    김현석 감독은 2014년 CJ문화재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나리오 기획안 공모전 당선작 '아이 캔 스피크' 시나리오를 받은 후 쳐낼 것은 쳐내고 더할 것은 더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각색, 현재의 영화를 탄생시켰다. 재능과 진심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좋은 예다.

    그저 아프고 고통스럽기만 했던, 그렇게 다뤄기지만 했던 역사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처를 이렇게도 접근할 수 있다는 것,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아이 캔 스피크'는 김현석 감독의 자랑스러운 필모그래피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 반응이 너무 좋다.
    "진짜 다행이다 싶다. 내가 여태 만들었던 다른 영화들보다 확실히 반응이 좋은 것 같기는 하다.(웃음)"

    - 촬영부터 개봉가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실제로 너무 정신없이 찍었다. 결국 해내긴 했는데 다시 생각해도 '어떻게 저걸 다 했지?' 싶다. 언론시사회 전날 기술시사회를 마쳤을 정도니까. 끝까지 매달렸던 것 같다."

    - 개봉일이 애초 추석시즌으로 정해져 있었던 것인가.
    "'킹스맨'과 한 번 붙어보고 싶었다.(웃음) 사실 개봉일이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광복절에 맞춰 개봉하면 의미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는 나왔다. 개봉가지는 아니더라도 이벤트는 하자 싶었는데 6월 말에 미국 촬영을 진행했으니까 현실적으로 무리수였다."

    - 영화에 추석 풍경이 그려져 당연히 염두한 줄 알았다.
    "우연히 맞아 떨어졌다. 애초 시나리오부터 명절 이야기는 있었는데 추석이 아닌 설날이었다. 염두했다기 보다 촬영 일정이 봄·여름으로 잡히면서 '그럼 추석이 재현하지 더 쉽지 않겠냐' 싶었고 그렇게 진행했는데 잘 맞았다."

    - 각본가로도 유명하다. '아이 캔 스피크'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큰 틀 안에 작은 이야기들이 있다. 민감하고 어두울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돌려 이야기하는 방식이 좋았다. 초반에 시치미 뚝 떼고 가다가 진짜 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딱 드러나는 연결성이 좋더라. 어차피 내 손에 들어온 이상 내 취향에 안 맞는 디테일한 부분은 각색을 하게 될테니까. 큰 그림은 확실히 끌렸다."

    - 각색의 주안점은 무엇이었나.
    "전체적인 틀을 바꿀 시간은 없었다. 맥시멈 3개월 안에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일단 캐릭터를 내 식으로 바꿨다. 처음 시나리오는 좀 투박한 구석이 있었다. 관성대로 쓰여진 설정도 있었다. 원래는 이제훈과 정연주가 결국 결혼을 한다.(웃음) 어떤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주인공 옆에 있는 여자는 아이를 품고 다시 등장한다' 별로더라. 그런 것들을 조금씩 수정했다."
     

    - 미국 로케이션까지 진행했는데 예산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30억대 초반대로 찍었다. 그러니까 힘들었지. 하하."

    -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로케이션은 현지 프로덕션과 함께 한다. 헌팅을 다녀오기는 하지만 우리가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없는 스케줄이다. 일단 선택의 여지가 없어 하겠다고 했는데 미국에 딱 건너 가니까 신경써야 할 것이 너무 많더라.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 '쎄시봉' 때도 미국 촬영을 진행하지 않았나.
    "지금 생각하니까 그 땐 정말 편하게 촬영했다. 준비도 철저하게 했지만 무엇보다 프로덕션을 잘 골랐던 것 같다. 근데 아픈손가락은 또 '쎄시봉'이다. 후회는 없지만 아직은 언급하기 좀 힘들다."

    - 즐겁게 찍은 장면은 무엇인가.
     "너무 힘들게 찍어서 즐거웠던 적이…. 하하하. 아무래도 구청 직원들과 촬영할 때는 상황이 재미있으니까 계속 웃게 되더라. 편하게 찍었고 끝나고 맥주 한 잔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 외는 다 힘들었다."

    - 청문회 신이 전체의 클라이막스이기도 하지만 나문희 배우가 보여준 상처의 임팩트가 굉장히 강했다.
    "물론 실제 청문회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 땐 증언 위주였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면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몸에 상처가 있는 것은 맞다. 나문희 선생님은 분장이 된 소품을 복대처럼 차고 연기한 것이다. 직접적으로 분장을 한 것은 아니다. 특수분장과 CG의 효과다."

    - 일본인들에게 대놓고 욕하는 장면은 십년묵은 체증이 꺼지는 느낌이더라.
    "원래 받았던 시나리오에는 실제 손가락욕을 하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근데 그럼 옥분(나문희)의 진심을 깎아먹는 것 같더라. 그래서 민재(이제훈)가 말리는 것으로 바꿨다. 그리고 민재가 터뜨리는 '개XX들아!'는 꼭 박열이 살아 돌아온 것 같지 않나?(웃음) 내 사심이기도 했다. 동영상 사이트를 찾아보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과 관련 다큐멘터리가 수두룩하다. '이렇게 많은데 한 꼭지를 안 봤구나' 자기 반성을 했고, 보면서는 너무 너무 욕이 하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민재를 빌어 욕했다. 바른생활 사나이가 욕을 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 ②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리틀빅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