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기하가 소개하는 태국 국민밴드 '슬롯머신'

    [인터뷰] 장기하가 소개하는 태국 국민밴드 '슬롯머신'

    [일간스포츠] 입력 2017.11.06 11:32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지난 4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4월부터 약 한 달여간 총 캐나다 2개 도시, 미국 12개 도시 등 총 14개 도시에서 북미 투어 '아시아 온 투어'를 했다. 단독 공연은 아니었다. 일본의 비주얼 록 뮤지션 미야비와 태국 국민밴드 '슬롯머신'과 함께하는 합통 투어 콘서트였다. 장기하와 얼굴들에겐 관객과 호흡하고 무대를 꾸미는 것도 신나고 흥분되는 일이었지만,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뮤지션 세 팀이 뭉쳐 진행한 콘서트인 만큼 다른 팀의 공연을 보고 많은 걸 보고 배울 수 있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북미 투어의 인연으로 장기하와 얼굴들은 슬롯머신이 개최한 태국 단독 공연에 게스트로 참여했고, 계속된 인연으로 지난달 두 팀은 국내에서 합동 공연도 열었다. 아직 한국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태국 밴드 슬롯머신. 장기하는 "태국에서 슬롯머신만큼 인기있는 밴드는 없을 거예요. 국내에서 잘 나가는 아이돌 가수의 인기와 비슷해요"라며 슬롯머신의 태국 현지 내 인기를 대신 전했다. 이어 "가사의 뜻을 몰라도, 음악은 전달될 것"이라며 슬롯머신을 소개했다.
    슬롯머신은 학창시절 친했던 친구 네명이 뭉쳐 만든 그룹이다. 19년 동안 꾸준히 활동했고, 태국에서 정상의 위치에 있는 밴드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고 2013년부터 3년 연속 MTV Europe Music Awards ‘Best Southeast Asian Act’에 노미네이트 됐다. 2016년 첫 영어 앨범을 발매한 뒤 세계 시장으로 활동의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슬롯머신, 두 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챤파야옹 자네빗, 활동명 빗 "지산록페스티벌 때 한국에 오고 이번이 두 번째다. 그때는 기간이 짧아서 한국의 이곳 저곳을 못 둘러봤는데 이번엔 숙소도 홍대고 시간적 여유가 좀 있어서 주변 볼거리도 구경다녔다."
    핀통 아티랏, 활동명 각 "지난 번에 왔을 땐 소주를 몰랐는데 이번에 소주를 알게 됐다. 소주의 매력에 푹 빠졌다. 혼자서 3병까지 마셨다."
    두롱지라칸 카린야왓, 활동명 포엣 "지난 번 지산록페스티벌에 갔을 때도 좋았는데 이번에 온 것도 너무 좋았다.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EBS '공감'에도 출연했다. 한국 관객 앞에서 공연하면 태국과 비교해서 어떤가.
    포엣 "편하게 공연했다. '공감을 할 때는 무대 중간 중간 통역하고 진행했는데 통역 없이 진행해도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돼 좋았다. 태국 팬들은 부끄러움이 많아서 노래가 좋아도 살짝 몸을 움직이는 정도인데 한국 관객들은 모르는 노래인데도 흥을 뿜어내더라. 신나게 몸을 움직이면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덩달아 신나서 더 열정적인 무대를 꾸몄다."
     장기하 "슬롯머신이 무대를 먼저 하고 다음 무대를 장기하와 얼굴들이 했다. 대기실에서 슬롯머신 무대를 보는데 관객분들이 열정적으로 호응해줬다. 그래서 무대에 올라갔을 때 슬롯머신을 아는 분 손들어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공연은 원래부터 슬롯머신을 잘 알고, 이 밴드를 좋아하는 것처럼 관객들이 반응해줬다. 이게 음악의 힘인 것 같다. 가사의 뜻을 몰라도 좋은 음악은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되는 것 같다."
     
    -아직 슬롯머신이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밴드다. 장기하가 소개하는 슬롯머신은.
    장기하 "지난 4월부터 함께 북미투어를 다닌 팀이다. 한달 동안 같이 공연을 했기 때문에 얼마나 에너지가 좋은 팀인지 잘 안다. '공감'에서도 슬롯머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또 태국의 국민 밴드다. 정확히 어떤 음악을 하는지 설명 안 해드려도 일단 음악을 듣고 즐기면 될 것 같다. 슬롯머신의 태국 내 인기는 단독 공연에 게스트로 가서 직접 눈을 확인했기에 말할 수 있다. 태국에서 슬롯머신만큼 인기있는 밴드는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잘 나가는 정상급 아이돌 그룹의 인기 정도라고 하면 된다. 우리나라 체조경기장에서 단독공연을 하는 아이돌의 인기 정도다."
     
    -슬롯머신의 장점이나 매력은.
    장기하 "슬롯머신은 일단 공연에서 에너지가 좋다. 또 비트가 강한 음악인데 멜로디엔 군더더기가 없다. 한 번 들으면 귀에 박히는 멜로디를 잘 뽑아내는 밴드다.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음악을 하는 밴드가 아니라서 한 두번 들으면 금방 흥얼거리면서 따라할 수 있다."
     


    -슬롯머신은 태국의 국민밴드로 불린다. 고등학생 때 밴드로 시작해, 19년 동안 활동하며 현지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비결은.
    각 "어릴 때부터 네 명이 친했다. 그래서 팀워크가 매우 좋다. 공연할 때 팀워크가 좋은 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점을 팬들도 좋아해주는 것 같다."
     
    -슬롯머신이 처음 팀을 결성한 과정도 궁금하다.
    퍙추난 셋챠랏, 활동명 오토 "같은 학교를 다녔다. 음악 수업에서 만났다. 동네 친구이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동네에 살아서 친하게 지냈던 사이다. 서로 음악을 좋아하는 걸 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밴드를 결성했다."
    포엣 "보컬, 베이스, 드럼, 기타 등 각자 파트를 잘 해왔다. 그래서 이렇게 잘 뭉칠 수 있었고, 멤버들이 뭉쳤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이렇게 함께 하게 됐다."
     
    -2016년 첫 영어 앨범을 발매했다.
    포엣 "해외 활동에 대한 생각이 계속 있었다. 영어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닿았다. 자연스럽게 영어 앨범을 냈고, 앞으로도 계획이 있다."
     
    -두 팀은 원래 알고 지낸 사이인가.
    장기하 "그렇지 않다. 북미 투어를 하면서 알게 됐다. 한 공연 회사에서 아시아 3개국의 밴드 한 팀씩 합동 공연을 하는 기획을 진행했는데 그때 그 공연 회사에서 제안한 태국 대표 팀이 슬롯머신이었다. 한국 밴드로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참석하게 됐다. 그러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번에 한국에서 두 팀이 같이 공연을 하게 된 건 누구의 제안이었나.
    장기하 "북미 투어를 하면서 슬롯머신 멤버들과 친해졌다. 마음이 잘 맞았다. 슬롯머신이 지난 9월에 태국 방콕에서 열린 단독 공연에 게스트로 초대해줘서 갔다. 그래서 이번엔 우리가 초대를 하겠다고 생각해 이런 공연을 하게 됐다."
     
    -북미투어를 하면서 에피소드는.
    포엣 "장기하와 얼굴들은 술을 잘 마신다. 한달 동안 봤는데 진짜 너무 술을 잘 마시더라. 놀랐다.(웃음) 또 놀라운 건 항상 장기하와 얼굴들이 첫 번째 공연을 하고 우리가 두 번째 무대를 서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을 쭉 지켜봤는데 매번 다른 공연을 한다는 점이었다. 공연하는 지역이 바뀌기 때문에 똑같은 패턴으로 공연을 할 수도 있을텐데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다르게 해서 놀라웠다. 신기하기도 했고 같은 밴드로서 존경스럽기도 했다. 또 정말 친절해서 좋았다. 친구가 생겨서 좋다."
    각 "미국에서 투어를 했을 때였다. 어떤 여자 팬이 와서 선물을 줬다. 근데 오토에게 전해달라고 하면서 편지를 주더라.(웃음)"
    오토 "뉴욕에서 공연을 하기 일주일 전에 테러가 있었다. 취소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공연을 잘 치렀다."
     
    -함동 공연의 장점을 꼽아달라.
    장기하 "같이 하면 공연자이자 관객의 입장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 같다. 저희가 준비한 공연을 보여드리면서 다른 팀의 공연을 보고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와 관객들과 호흡하는 방법 등을 보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단독 공연을 할 때와는 또 다른 재미도 있는 것 같다."
    각 "같이 하는 것도 매력있다. 또 서로의 팬이 되는 것 같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음악으로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장기하 "그렇다. 음악과 관련된 여행이 아니었다면 또 이렇게 까지 친해지지 못 했을 것 같다. 가삿말을 몰라도 서로의 공연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관객들도 그랬던 것 같다."
    포엣 "미국에서 공연할 때 관객 반응이 안 좋을 줄 알았는데 좋아서 뿌듯했다. 음악으로 소통했던 것 같다. 북미 투어를 한 세 팀이 모두 각 국을 대표하는걸 넘어서 아시아 밴드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난달 '스핀 더 페이시스 : 슬롯머신X장기하와 얼굴들' 합동 공연의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포엣 "태국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이 게스트로 참석한 단독 공연과 비교해보겠다. 그때가 아이폰 7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아이폰8의 느낌이다. 업그레이드됐다.
    장기하 "조금씩 업그레이드 한 것 같다. ios 업데이트를 하면 뭔가 더 좋아졌는지 모르지만 조금씩 좋아진 것처럼 그렇게 업그레이드 됐다."
     
    -평소 한국 가수나 음악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나.
    각 "빅뱅, 블랙핑크, 2NE1, 비에 대해서 알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강호동을 알고, SBS '런닝맨' 멤버들도 안다. 국카스텐도 안다. "
     
    -같이 공연해보고 싶은 한국 가수는.
    각 "한국 그룹은 무조건 장기하와 얼굴들이다. 여자 그룹과도 해보고 싶다. 블랭핑크 등 개성 강한 여자 가수들과도 해보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각 "한국에서 활동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의 음악 문화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의 흥이 넘쳐서 좋다. 한국에서도 꼭 한 번 활동하고 싶다.
    포엣 "음반을 내려고 하고 있다. 영어 앨범도 낼 계획이다. 해외 투어도 계획 중이다. 12월엔 일본 도쿄, 오사카, 쿄토에서 공연을 한다. 단독 공연이다. 내년엔 한국에서 공연해보고 싶다."
     장기하 "새 앨범 준비하고 있다. 음반을 열심히 만드는 것 외엔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현재 현대카드와 손잡고 공연 큐레이션을 하고 있다. 국내외 좋은 팀의 공연을 큐레이션 형식으로 계속 올릴려고 하고 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박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