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홈런왕' 최정, “주변의 기대, 부담보다 힘이 된다”

    [IS 인터뷰] '홈런왕' 최정, “주변의 기대, 부담보다 힘이 된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7.11.13 05:30 수정 2017.11.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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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간판타자 최정(30)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정에겐 작지 않은 '숙제' 하나가 있었다. 2016년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와 공동 홈런왕을 차지했고, 그 자리를 지켜내야 했다. 상대 투수의 견제는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모든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시작부터 화끈했다. 4월 8일 인천 NC전에서 '1경기·4홈런'을 때려냈다. KBO 역사상 '1경기·4홈런'은 역대 세 번째. 2000년 5월 19일 대전 한화전 박경완(당시 현대), 2014년 9월 4일 목동 NC전 박병호(당시 넥센)에 이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특유의 몰아치기를 앞세워 4월과 6월에는 각각 월간 홈런 12개를 기록했다. 8월에 페이스(18경기 2홈런)만 꺾이지 않았다면 2015년 박병호에 이어 역대 여섯 번째 50홈런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20승을 달성한 양현종(KIA)에 밀려 MVP 투표에서 2위에 머물렀지만 타자 쪽에선 이견이 없는 '1등'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6월 25일 인천 kt전에선 팀 동료이자 '동생' 최항이 1군에 데뷔하면서 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각각 3루수와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형제 선수가 한 팀에서 동시에 선발 출전한 역대 네 번째 주인공이 됐다. 1985년 양승관·양후승(당시 청보)과 1988년 구천서·구재서(당시 OB) 그리고 1993년 지화동·지화선 형제에 이어 무려 24년 만이다. 최항이 9월 29일 인천 롯데전에서 왼 어깨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동반 출전도 가능했다.

    홈런과 타점에서 개인 시즌 최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최정은 2017시즌을 평가하면서 "100점이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관심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오히려 힘이 된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지난 6일 오후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SK 최정이 홈런상과 장타율상을 수상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SK 최정이 홈런상과 장타율상을 수상하고 있다.


    -2017시즌을 돌아보면 어떤가.
    "최고의 한해였다. 지난해 성적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성적을 뛰어넘은 것 같아서 만족한다."
     
    -50홈런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시즌이 모두 끝나고 나니까 '항상 오는 기회가 아니었구나' 싶더라. 달성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시즌 중 경기를 뛸 때는 50홈런에 대해선 큰 관심이 없었다."
     
    -2년 사이에 홈런이 급증했는데.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배트에 공이 맞는 면적이 넓어진 것 같다. 맞아 나가는 타구의 궤도도 좋아졌다. 그래서 타구가 담장 밖으로 많이 넘어간 느낌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집중하긴 했는데, 홈런보다는 한 시즌을 지치지 않고 소화하려는 방법이었다."
     
    -올해 전반기(타율 0.299)보다 후반기 성적(타율 0.346)이 향상된 것도 웨이트 트레이닝의 영향일까.
    "체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운도 좋았다. 타율을 올릴 수 있는 기간 동안 많이 끌어올렸다. 다만 후반기 마지막 성적이 조금 떨어진 게 아쉽다."

    -언더핸드스로(타율 0.377)에는 확실하게 강했다.
    "강한 것보다는, 밑으로 던지는 투수가 리그에 별로 없다. 그래서 타석을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적은 타석에서 안타 1,2개를 치니까 기록상 좋아 보이는 것 같다. 여전히 언더핸드는 상대하기 까다롭다."
     


    -내년 시즌에 대한 보완점은.
    "지금은 내년 시즌을 위해 몸을 회복하는 단계다.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할 생각인데, 1월부터는 스프링캠프를 잘 소화할 수 있게 100%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
     
    -홈런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럽진 않나.
    "없다. 부담보다는 오히려 힘이 난다. 남들이 인정해준다는 것은 기분 좋은 거다. 그래서 홈런이 더 많이 나오는 것일 수 있다. 스스로가 ‘홈런 타자가 됐구나’ 하는 생각에 빠져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생 최항과 1군에서 함께 뛴 의미 있는 시즌이었는데.
    "감사했다. (동생이 부상 때문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나서지 못한 것보다 다쳤다는 게 아쉽더라. 잘할 때는 항상 오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부상을 당하더라. 크게 다치면 1~2년 정도를 재활만 해야 하고, 복귀해서 또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잘 하고 아픈 것보다 차라리 안 아프고 못 하는 게 낫다."
     
    -올 시즌 스스로 100점을 줄 수 있을까.
    "100점이다. MVP 후보에도 오르지 않았나.(웃음)"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