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점 다 죽인다! Xbox 게임패스에 놀란 매장들

    소매점 다 죽인다! Xbox 게임패스에 놀란 매장들

    [게임메카] 입력 2018.02.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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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 첫 삽을 뜬 MS의 ‘Xbox 게임패스(이하 게임패스)’는 PS4에 밀리고 있는 Xbox One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비장의 한 수였다. 국내기준 월 11,8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100여 종이 넘는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고, 영구 소장을 원하는 게임은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다. 다양한 게임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Xbox 매력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이제 게임패스는 Xbox를 상징한다 할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까지 아우르는 서비스가 됐다. 이제 ‘헤일로’나 ‘기어스 오브 워’ 신작을 하기 위해 6, 7만 원은 쉬이 넘는 게임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게임패스만 가입해두면 발매와 동시에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패스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히고 말았다. 게임을 직접 유통하는 소매점에서 “더 이상 Xbox를 취급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심하게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단초는 MS의 게임패스 라인업 확대 발표였다. 핵심은 앞으로 발매되는 모든 Xbox 퍼스트 파티 타이틀을 게임패스에 포함시킨다는 소식이었다. 즉, 게임패스 가입자라면 오는 3월 발매되는 ‘씨 오브 시브즈’를 시작으로 Xbox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점작을 발매와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다. 특히 ‘헤일로’나 ‘기어스 오브 워’ 같은 Xbox를 대표하는 게임까지 게임패스에 포함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MS 필 스펜서는 “게임패스는 팬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게임을 발견하고 즐기는 가치를 제공한다. 게임패스가 게임을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 촉매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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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box를 대표하는 시리즈 '헤일로' (사진출처: MS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게임을 판매하는 소매점의 시선은 싸늘하다. 게임패스로 인해 소매점 수익을 담당하는 게임 패키지 판매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MS가 게임패스를 발표했을 때, 미국 게임 판매점 프랜차이즈 ‘게임스탑’은 주가가 8% 가량 떨어진 바 있다. 게임패스가 소매점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인 셈이다. 여기에 Xbox 유저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독점 신작까지 게임패스에 포함된다는 것은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게임 소매산업이 발달한 해외에서는 강경한 발언도 많이 나왔다. 해외 게임전문매체 ‘게임 인더스트리’와 소매점 인터뷰에는 “(게임패스가) 하루 아침에 Xbox 사업을 무가치하게 만들었다”거나, “매우 실망스럽다. MS가 소매점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MS가 중고 시장을 죽였다”는 등 부정적인 표현을 찾아볼 수 있다. 그 만큼 소매점 여론이 흉흉한 것이다.

    MS의 게임패스 정책은 국내 게임소매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매장 관계자는 “콘솔 기기를 정가에 팔면 남는 마진은 5% 정도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가보다 싸게 팔 수 밖에 없다. 사실상 기기 판매는 잠재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일 뿐, 실제 매상은 타이틀 판매로 이뤄진다” 고 말했다. 따라서 매출 주력인 타이틀 판매가 줄어들면 그만큼 매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에서도 “MS가 게임 패키지 판매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콘솔 장사만 한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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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가 패키지 판매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지적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게임패스가 소매점을 말 그대로 ‘멸종’시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게임 소매점은 디지털 다운로드 게임이나 DLC 판매가 성행하기 시작했던 시기에도 매출 하락을 염려한 바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패키지 상품이나 좀 더 저렴한 중고 게임을 찾는 게이머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을 찾고 있다. 게임패스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게임메카 취재 결과, MS 역시 게임 소매점과 상생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MS 관계자는 “MS의 계획은 주요 소매 업체도 Xbox 게임패스를 구비하고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함께 효율적으로 유통 계획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할 것이며, 내용을 적극 수렴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그 일환으로 MS는 오는 3월 20일, 59.99달러 상당의 Xbox 게임패스 구독카드 6개월 권을 게임스탑 등 몇몇 소매점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것이 매장의 입장이다. 따라서 MS가 소매점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과연 MS의 비밀병기 ‘Xbox 게임패스’가 게이머와 소매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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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는 게이머와 소매점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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