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S] 성추문→커밍아웃..케빈 스페이시와 이현주 감독의 공통점

    [이슈IS] 성추문→커밍아웃..케빈 스페이시와 이현주 감독의 공통점

    [일간스포츠] 입력 2018.02.07 20:25 수정 2018.02.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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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문과 이현주 감독 사건은 일면 닮았다. 

    케빈 스페이시는 스스로 성 정체성을 밝혔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사실상 아웃팅에 가까운 커밍 아웃이다. 과거 14세의 남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지자 갑자기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호소했다. SNS를 통해 '내 인생에서 마주친 남자들과 로맨틱한 사랑을 했다. 나는 이제 동성애자로 살아가기로 결정했다'고 직접 발표했다. 

    당연히 비판이 뒤따랐다. 성폭행 이슈를 덮기 위해 내놓은 얕은 수일 뿐이란 매서운 목소리가 높아졌다. 케빈 스페이시는 커밍아웃하며 '떳떳하게 부끄럼 없이, 공식적으로 살아가겠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지만, 정작 영화계에서 퇴출된 케빈 스페이시는 더 이상 떳떳하게 살 수 없게 됐다. 

    이현주 감독 사건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케빈 스페이시의 피해자가 그랬듯, 피해자 A씨가 직접 SNS에 사건을 폭로했다. 퀴어 영화 '연애담'의 감독이지만,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말해온 바 없던 이 감독은 이후 스스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그는 입장문에서 유죄 판결이 성소수자에 대판 편견과 관련있음을 주장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자로서 차별 당했다고 이야기했다. 분량의 반 정도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케빈 스페이시가 비판 받았듯, 이 감독의 입장문 또한 "논지를 흐릴 뿐"이라는 대중의 비판에 직면했다. 

    케빈 스페이시는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전세계적 인기를 누린 배우다. 2015년엔 골든글로브 시상식 TV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다음해엔 미국 배우 조합상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을 탔다. 2010년에는 대영제국 훈장까지 받았다. 그런 그가 30년 전 14세의 소년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은 미국을 넘어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현주 감독의 커리어도 남다르다. 첫 장편 영화인 '연애담'으로 2017년 마리끌레르 영화제 마리끌레르상,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제26회 부일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작은 영화지만 입소문을 타며 2만4000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그 덕분에 이상희 등의 신인배우들이 주목받고 시상식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성공으로 가는 롤러코스터가 이 감독을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성추문 이후 케빈 스페이시는 모든 작품에서 사라졌다.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올 더 머니'에선 그 대신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재촬영해 작품을 완성시켰다. 그가 없으면 안 될 것만 같았던 '하우스 오브 카드'도 새로운 주인공을 캐스팅해 다음 시즌을 이어간다. 한때 대영제국 훈장까지 받았던 배우는 이제 설 곳을 잃었다. 

    이현주 감독 사건의 후폭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3심까지 재판을 이어가 유죄 판결이 났지만, 예술적 창작 행위는 판결문의 내용 그리고 집행유예 여부와는 관계없다. 게다가 이 감독은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현주 감독의 추후 행보 또한 케빈 스페이시의 그것과 닮을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