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①]안판석 PD ”손예진, '예쁜누나' 네거티브까지 삼키고 견뎌내”

    [단독인터뷰①]안판석 PD ”손예진, '예쁜누나' 네거티브까지 삼키고 견뎌내”

    [일간스포츠] 입력 2018.05.24 09:00 수정 2018.05.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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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계 거장' 안판석(57) 감독이 또 하나의 수작을 탄생시켰다. 리얼 멜로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자극적인 요소는 없었다. 강력한 한 방도 없었다. 평범한 일상이 전해 주는 메시지는 그 이상의 힘을 가졌다. 손예진(윤진아)·정해인(서준희) 커플을 중심으로 두 사람의 성장과 변화를 담아냈다. '우리는 진짜 사랑하고 있는가?'란 물음을 남기며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방송 말미에 손예진·정해인 커플에게 위기가 드리우면서 이야기 전개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렸다. 관심이 컸던 만큼 후폭풍도 뜨거웠다.
     

    -최종 엔딩 크레디트까지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다 끝났다는 상실감이 컸다. 실제로 촬영 일수가 점점 줄어 10일이 남고 5일이 남으니 '진짜 끝나면 어떡하나?'란 공포가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손예진도, 정해인도 그랬다. 모든 조연들, 스태프들까지 같은 마음이었다. 이렇게 촬영 날짜가 줄어드는 게 아까운 건 처음이라고들 하더라."

    - 결말을 둘러싸고 저마다의 의견이 쏟아졌다.
    "두 사람한테 고통이 닥쳐오기 시작하는 대목부터 이러한 반응을 예상했다. 위기가 있어야 소중한 것을 깨닫지 않나. 후반부에 가서 극을 그렇게 전개하리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 대목 이후에는 나 또한 관객이자 대본의 첫 독자로서 두 사람이 헤어지면 안 되겠더라. 못 견디겠더라. 김은 작가한테 도저히 안 되겠다고 했다. 너무 사랑스러운데 어떻게 헤어지게 하냐고 애걸복걸했다. 모든 방향을 틀어서 결혼시켜야겠다고 했다. 진아와 준희를 결혼시켜서 신혼 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극이라는 건 16권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고 그 꼴을 갖춰야 한다. 재미만 있다고 그게 인생인가. 인생은 고통이 아닌가. 고통을 겪어 봐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다. 각오에 각오를 거듭해서 그런 길을 간 것이다."
     
    - 손예진도 이 지점에 대해 알고 시작했나.
    "대본은 지난해 10월에 다 쓴 상태였다. 손예진이라는 배우가 대본 전체를 읽으면 연기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그 부분에 대해 만류했지만, 부정적인 부분까지 꿀꺽 삼킬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손예진이라는 배우를 믿었다. '대본에 너무 감동받았고 사명감이 생긴다'면서 '하고 싶다'고 했다. 대본 전체를 다 본 뒤에 굳게 마음먹은 것이다."
     
    - 다 알았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참 매력적인 배우다. 텍스트로 이해하고 시작했다. 당시 비난받을 수 있는 지점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다 짚어 냈다. '민폐'란 표현까지 얘기가 나왔었다. 욕먹을 텐데 어떻게 하냐고 하니, '가자'고 하더라. 예술을 사랑하는 배우였다.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해냈다."
     
    - 제주에서 진아와 준희가 재회한 뒤에 어떻게 됐을까.
    "착하디착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알콩달콩 사랑해서 위기 없이 결혼해 살아가는 커플이 얼마나 될까.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위기 없이 살아가는 커플을 본 적이 있나. 인생은 그런 것이다. 누구나 겪는 걸 다 겪어야 한다. 피해 갈 수 없다. 그게 바로 보편성이다. 인간은 보편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게 하나하나가 있는데 결국 한 인생 속에서 평균치를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 진아와 준희의 재회는 보편성인가. 
    "이런 건 특수성이다.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긴 어렵다. 다시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두 산은 바라볼 수 있으나 만날 수는 없다'는 시가 있는 것이다. 참 어려운 일인데 다시 만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준희의 용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준희의 성장은 바로 용기였다. 온 마음으로 그 용기를 낸 것이다."

    >>인터뷰②에 이어 
     
    황소영 기자
    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