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은 늘 태극마크를 꿈꿨다

    박해민은 늘 태극마크를 꿈꿨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8.06.11 06:01 수정 2018.06.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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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0월 파나마에서 열린 야구 월드컵. 당시 한양대 4학년 재학 중이던 박해민은 태극마크를 달고 대회에 참가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1-4로 뒤진 9회초 2사 1·3루에서 극적인 동점 3점홈런으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대표팀의 2라운드 진출을 이끌었다.
     
    박해민은 이 대회에서 나성범(당시 연세대)을 보고 배웠다. "당시에는 아침밥을 잘 챙겨 먹지 않았다"던 박해민은 나성범의 권유로 매일 아침 식사를 함께했다. 나성범을 따라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다. 절친이 된 둘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나란히 최종명단에서 탈락했고, 나성범은 "서로 잘해서 2018 아시안게임 때는 꼭 대표팀에 같이 가자"고 박해민을 응원했다.
     
    프로 입단 때만 하더라도 태극마크는 먼 이야기였다.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해 2012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하지만 2014년 삼성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며, 또 하나의 '육성선수 신화'를 썼다.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15년부터 대표팀 멤버로 늘 손꼽혔다. 2015 프리미어 12, 2017 WBC에서 모두 1차 엔트리에 뽑혔다. 다만 최종명단에서 탈락했다.

    박해민은 '언제나' 대표팀의 꿈을 안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비시즌에 열리는 대표팀 대회에 늘 함께하길 기도했다.

    2015 프리미어 12 최종 탈락 후엔 "사실 예비 1차 포함도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1차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영광이다"고 감격스러워했다. 2017 WBC를 앞두고 "이번에는 WBC 대표팀 멤버가 되고 싶다"며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WBC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한 번 뛰어보고 싶다. 많이 보고 배우며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한 번 뛸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다"고 했다.

    그에게 태극마크는 가슴에 늘 품고 있던 목표자, 야구 열정을 불태우게 하는 존재였다. 
     
    박해민이 대표팀 1차 엔트리 단골손님으로 이름을 올리는 데는 그만큼 쓰임새가 많기 때문이다. 주전은 아니더라도 대주자와 대수비 등으로 기용 폭이 넓다. 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 외야수 가운데 김현수(LG) 손아섭(롯데) 나성범(NC) 등 경험과 실력을 갖춘 선수들에 비해 방망이 실력은 밀린다. 그럼에도 내·외야를 통틀어 작전 수행 능력 및 백업으로 가장 확실한 색깔을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10일까지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 4홈런 30타점 14도루 4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사진=삼성 제공

    수비력은 이미 리그 최고 수준이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정확한 다이빙캐치 등 삼박자를 갖췄다. 지난 9일 대구 LG전에선 멋지게 날아올라 유강남의 타구를 잡아 내는 메이저리그급 호수비를 선보였다. 3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 빠른 발도 강점이다. 2015년부터 각각 60개-52개-40개로 1위를 차지했다. 희생번트(5개·공동 5위) 등 작전 수행 능력도 좋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3연패로 가는 과정에선 이런 능력이 중요하다. 사실상 대만·일본 등과 맞대결이 예상되는 준결승 및 결승전 같은 단기전에선 마운드와 수비가 뒷받침되는 '지키는 야구'가 필요하다. 또 1~2점 차 뒤진 상황에선 단숨에 분위기를 바꾸고,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도루와 주루 플레이 등 능력이 중요하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예비엔트리 발탁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상상할 수도 없는 영광"이라던 박해민이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을까.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