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2기의 '수비 라인'은 어떤 모습일까.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벤투 2기의 경쟁력이 곧 공개되는 것이다.
공개하기 앞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수비 라인이다. 지난 벤투 1기 2경기에 나선 포백 라인은 동일했다. 9월 7일 열린 코스타리카전과 11일 칠레전 모두 홍철(수원 삼성)-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장현수(FC 도쿄)-이용(전북 현대)이 라인을 꾸렸다. 벤투 감독은 2경기에서 공격진에는 변화를 줬지만 수비진은 단 한 명도 바꾸지 않았다. 이들 포백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코스타리카전을 2-0으로 승리하는 데 발판이 됐고, 남미의 강호 칠레를 상대로 실점하지 않았다. 0-0 무승부로 마무리 지었다. 수비의 첫 번째 임무였던 무실점, 2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 포백은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불안한 점도 있었다. 특히 세계적 강팀인 칠레와 펼친 경기에서 칠레의 압박과 스피드 그리고 공격진의 예리한 움직임에 한국 수비는 격하게 흔들렸다. 실점하진 않았지만 수차례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강팀을 상대로 보완할 점을 적나라하게 노출한 것이다.
이번에 상대하는 팀은 우루과이다. 칠레보다 더욱 강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등을 보유했다. 칠레보다 무서운 화력을 지녔다. 벤투 감독은 "승리하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우루과이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비가 받쳐 줘야 한다. 한국이 우루과이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비를 우선 안정화한 뒤 역습을 노리는 것이다. 수비 라인에 대한 벤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홍철-김영권-장현수-이용 라인이 우루과이전에 다시 한 번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수비 조직력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팀들이 수비 라인을 잘 바꾸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2경기에서 호흡을 맞추며 '무실점'을 기록한 포백이다. 기록으로 보여 줬기에 우루과이전에도 선발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
변화를 줄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칠레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다른 카드와 조합해 채울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경기 모두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을 교체 투입하며 꾸준히 점검했다. 김민재(전북 현대) 역시 코스타리카전 후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벤투 감독은 박지수(경남 FC)에게 생애 첫 태극마크를 선물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베테랑 박주호(울산 현대) 역시 벤투 감독의 첫 부름에 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와 양쪽 풀백 모두 치열한 경쟁 상태로 돌입한 것이다. 게다가 김영권은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장현수는 칠레전에서 한 백패스 실수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이런 흐름이 포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단점을 찾았고, 잘할 수 있는 방법도 발견했다"며 "새로운 선수들을 실험하면서 기틀을 다지려고 한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누구라도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변화 가능성을 암시했다.
최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