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감독의 PS 구상, 정석과 변칙 사이 고민

    한용덕 감독의 PS 구상, 정석과 변칙 사이 고민

    [일간스포츠] 입력 2018.10.12 06:00 수정 2018.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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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70만 관중 시대를 열며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따낸 11년 만의 가을 야구 티켓. 그래서 한용덕(53) 감독은 포스트시즌 구상에 더욱 여념이 없다. 변칙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화는 정규 시즌 최종 순위를 확정 짓지 못했지만 3위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현재 76승67패로 3위에 올라 있는 한화와 4위 넥센(74승68패)의 승차는 1.5게임이다. 한화는 1경기, 넥센은 2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한화가 13일 NC와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3위를 차지하게 된다. 또 넥센이 12일 kt전 혹은 13일 삼성전 중 한 경기라도 패할 경우 역시 3위가 확정된다. 한 감독은 "일단 3위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만큼 '가을 야구' 구상이 한창이다. 한 감독은 '정석'과 '변칙'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고민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처럼 정상적으로 운영하면 (포스트시즌에서) 승산이 없다"며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고민이 집중되는 것은 선발 마운드 운영이다. 단기전에선 역시 마운드가 중요하다. 한화는 13승8패 평균자책점 4.63의 키버스 샘슨과 지난 7월 말 제이슨 휠러의 교체 선수로 들어와 3승4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 중인 데이비드 헤일이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다. 한 감독은 "처음에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선발 등판을 염두에 뒀으나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국내 선발진은 투입하고, 외국인 선수를 구원 계투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수가 최근 뛰어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서다.
     
    한화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네 번째자 가장 이른 시기에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샘슨이 9월 이후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7.08로 부진하다. 헤일은 같은 기간 2승3패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가장 강력한 1선발로 점쳐지는 샘슨에 대해 "큰 경기 경험이 별로 없는지 중요한 경기에서 긴장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을 야구는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이 점을 생각해 봐야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지난 9일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시 샘슨은 kt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4피안타 1실점)만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 감독은 "예전 같으면 이렇게 일찍 교체하지 않았다.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고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 같은 경기 운영을 시사한 셈이다. 9일 경기에서 샘슨이 강판된 뒤 한화는 8명의 투수들에게 총 7이닝을 맡긴 끝에 10-6으로 이겼다. 
     

    그렇다고 국내 선발진이 강력한 것도 아니다. 한화는 올 시즌 선발승이 35회에 그치는데 외국인 선수(19승) 지분을 제외하면 국내 선발진의 승리는 16승에 불과하다. 국내 선발투수는 김재영(20회) 김민우(18회) 윤규진(16회) 배영수(9회) 순으로 많이 등판했다. 선발(평균자책점 5.44)보다 불펜(평균자책점 4.25)이 훨씬 강한 야구를 했다. 한 감독은 "시즌 내내 (국내 선발진의 부진 및 강화에 대해) 걱정해 왔다"며 "(포스트시즌 선발진은) 최종 순위 확정 및 마지막까지 경기한 뒤 상대팀과 데이터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 시즌을 소화하며 정석도 있었지만 변칙 운영 및 작전도 있었다. 지금처럼 정상적으로 기용하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3일 최종전에서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선수 기용 및 컨디션 체크를 할 계획이다. 한 감독은 "만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가능성이 생길 때에는 어렵겠지만, 그러지 않다면 샘슨을 최종전에 투입하겠다. 지난 9일(투구 수 60개) 등판과 시즌 마지막 모습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등 통증으로 지난달 29일 2군에 내려간 김태균도 13일 NC전에 앞서 1군에 등록해 내보낼 계획이다.

    한화 레전드 출신으로 부임 첫해에 팀의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한용덕 감독, 다가오는 가을 야구 시작과 함께 그의 고민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광주=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