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운드가 기대하는 '권혁 효과'

    두산 마운드가 기대하는 '권혁 효과'

    [일간스포츠] 입력 2019.02.11 06:00 수정 2019.0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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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오키나와 캠프지에 합류한 권혁. 두산 베어스 제공

    지난 8일 오키나와 캠프지에 합류한 권혁.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마운드가 '권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3일 왼손 투수 권혁을 연봉 2억원에 영입했다. 한화 소속이던 권혁은 스프링캠프 참가 문제로 구단과 갈등을 일으켰다. 1군이 아닌 2군 캠프에 가라는 지시를 받아들이지 못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한화는 고심 끝에 자유계약선수로 권혁을 공시했고, 이틀 만에 거취가 결정됐다. KBO 리그 규정에 따라 5월 1일부터 1군에 등록될 수 있는 상황. 개막 전 합류가 불투명하지만 두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단 두산은 지난해 왼손 계투 라인이 약했다. 왼손 마무리 함덕주가 기대 이상의 모습(27세이브)을 보였지만 7~8회 나올 수 있는 중간계투는 상황이 달랐다. 베테랑 이현승이 39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99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1.73, 피안타율은 0.317로 높았다. 스윙맨으로 기대를 모은 이현호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6.98로 7점대에 육박했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밀린 장원준도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박치국·김강률·김승회·박신지 등 톱니바퀴처럼 돌아간 오른손 불펜과 비교했을 때 보강이 절실했다.



    예정된 공백에도 대비해야 했다. 두산은 현재 불펜에 부상자가 꽤 많다. 기대주 곽빈은 지난해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아킬레스건을 다친 김강률도 복귀 시점이 정확하게 잡히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치국의 몸 상태에도 물음표가 찍혔다. 오른어깨 통증으로 1군 캠프 합류가 불발된 박치국은 일단 2군 대만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1군 합류가 가능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조심스럽다. 당장 가동할 수 있는 불펜 카드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외부 수혈로 선수층을 두껍게 할 필요가 있었다.

    권혁은 건강만 보장된다면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2002년 1군에 데뷔해 통산 709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최근 2년 동안 허리·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가치가 급락했지만, 올겨울 몸 상태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8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지에 합류한 뒤에도 "특별한 부상이 없고 그전에도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정상적으로 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이 기대하는 '권혁 효과',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작지 않은 부분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