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핸드볼피플] 축구선수 꿈꿨던 광주 박조은, ”내가 마지막 수비수”

    [IS 핸드볼피플] 축구선수 꿈꿨던 광주 박조은, ”내가 마지막 수비수”

    [일간스포츠] 입력 2019.03.05 06:00 수정 2019.03.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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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체 광주도시공사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골키퍼 박조은. 대한핸드볼협회제공

    약체 광주도시공사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골키퍼 박조은. 대한핸드볼협회제공


    최악의 상황 속에서 박조은(21·광주도시공사)이 한 뼘 더 성장하고 있다.

    광주도시공사는 2018~2019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최약체다. 4일까지 15전 전패로 리그 최하위다. 개막 이후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득점과 실점 모두 8개 구단 중 8위, 공격과 수비 모두 낙제 수준이다.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에이스급 선수가 부족하다. 경험 많은 선수가 적다 보니 시즌을 치르는 데 어려움이 크다.

    그러나 유망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악조건 속에서 주포 최지혜가 득점 9위, 김금순이 블록슛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박조은도 광주도시공사의 미래로 평가받는다.

    경력이 화려하다. 나이는 어리지만 연령대 청소년 대표를 역임했다. 2016년 11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2순위 지명을 받고 광주도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앞서 호명된 박새영(경남개발공사)과 함께 골키퍼가 1·2순위를 독식하는 흔치 않은 장면을 연출했다. 그만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혹독한 생활의 연속이다. 팀 성적이 워낙 부진하니 웃을 일이 많지 않다.

    그는 "답답하다. 내가 큰 도움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시즌이 다 끝나 가고 있지만 남은 경기에서 꼭 1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3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쉽다. 부상 이후에 많이 부진한 것 같다."

    - 어떤 부상을 당했나.
    "2017년 11월에 수술해 지난해 5월 복귀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할 때 대표팀에 들어가서 왼쪽 햄스트링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훈련 중 공을 잘못 밟은 게 화근이었다. 무릎 상태가 심한 것은 아니었는데 함께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결정했다. 재활부터 코트에 돌아오기까지 약 6개월 걸렸다. 다치기 전에는 몰랐는데, 보강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습관적으로 스트레칭을 많이 하고 있다."

    - 그렇게 큰 부상을 경험했던 적이 또 있었나.
    "고등학교 1학년 때 골키퍼 수비 이후 착지하다가 햄스트링을 다쳤다. 그 후 처음이다."

    - 답답했을 것 같은데.
    "진짜 핸드볼을 하고 싶었다.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 처음 핸드볼을 어떻게 하게 됐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작했다. 원래 축구를 하고 싶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서 엄마한테 시켜 달라고 했지만 반대하시더라. 그런데 그때 초등학교 체육 선생님이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선흥규)이셨다. 선생님께서 (학교에 핸드볼 부서가 없어) 축구 클럽을 가르치셨는데, 내가 '엄마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결과적으로 운동하게 됐다. 그런데 축구가 아닌 핸드볼이었다."

    - 바로 핸드볼 공을 잡은 것인가.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을 때는 부산 신재초등학교를 다녔는데 핸드볼부가 없었다. 그래서 5학년이 끝날 때쯤 (핸드볼부가 있는) 재송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그때 선흥규 감독님과 함께 갔다."

    - 축구에 미련은 없나.
    "가끔 있다.(웃음) 만약 축구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골키퍼를 하게 된 계기는.
    "전학을 간 뒤 경기를 보는 데 공이 들어간 뒤 골키퍼 몸이 움직이더라. 난 축구를 좋아해서 재미 삼아 골키퍼도 보고 그랬는데, '왜 쟤는 안 막아요?'라고 선생님께 물어보니 '한번 막아 보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골키퍼를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와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주로 3학년 선배가 골키퍼를 맡으니까 필드 플레이어를 맡기도 했는데, 주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 지명 순위가 꽤 높았는데.
    "당시 1라운드에 뽑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골키퍼가 필요한 시기에 신인 드래프트에 나섰고, 운이 좋아서 좋은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 본인이 생각하는 장점은.
    "일단 파이팅이 좋다."

    - 롤모델이 있다면.
    "골키퍼는 모두 존경한다. 한 명을 꼽으라면 (박)새영 언니다. 기복이 없고 안정적이다. 팀 상황도 나랑 비슷한 것 같다."

    - 공교롭게도 올 시즌에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답답하다. 내가 큰 도움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잘하는 날에는 팀도 잘하는데, 내가 못하면 더 안 되는 느낌이다."

    - 잔여 시즌 목표는.
    "시즌이 다 끝나 가고 있지만 남은 경기에서 꼭 1승하고 싶다. 그리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기를 뛰게 되면 내가 마지막 수비수다. 막으면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나.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