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핸드볼피플] 한국 남자 핸드볼의 '국보', 정의경의 존재감

    [IS 핸드볼피플] 한국 남자 핸드볼의 '국보', 정의경의 존재감

    [일간스포츠] 입력 2019.03.19 06:00 수정 2019.03.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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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센터백 정의경(34)은 한국 남자 핸드볼의 '보물'과도 같은 선수다.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국가대표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하고 있고, 소속팀 두산이 남자 핸드볼 역대 최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다른 팀 감독과 선수 그리고 핸드볼 전문가들은 "남자 핸드볼의 '두산 천하'는 정의경이 은퇴하기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그만큼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최고의 에이스다.

    센터백은 공격을 주도하면서 경기 전체를 조율도 해야 하는 중요 포지션이다. 정의경은 출중한 득점력을 갖춘 데다 넓은 시야가 바탕이 된 패싱 능력도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고, 2011년 SK핸드볼코리아컵에서는 당시 한국 핸드볼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던 윤경신 현 두산 감독을 제치고 최우수선수로 뽑히면서 간판 스타로 올라섰다.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에서 보기 드물게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플레이어이기도 하다.

    여전히 적수가 없는 최강이다. 정의경의 소속팀 두산은 지난 17일 청주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2018-2019 SK핸드볼코리아리그 SK호크스와 경기에서 25-20으로 승리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벌써 4연패. 2011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출범 이후 2014년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심지어 올해는 아직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정의경은 지난 시즌 76골을 넣고 어시스트 41개를 해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로 뽑혔지만, 시즌 전 목표로 삼았던 '전승 우승'이 개막 첫 경기부터 수포로 돌아가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목표를 접기는커녕 올해 역시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팀에는 건방지게 들릴지 몰라도, 지난 시즌에 못 해본 전승 우승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선언을 했다.

     

    올해는 순항 중이다. 15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고, 이제 리그 종료까지 단 5경기만을 남겨뒀다. 최근 들어 약팀과의 경기에서도 1~2점 차 접전을 펼쳐야 하는 위기 상황이 종종 찾아오기도 했지만, 정의경이 적재적소에 중요한 골을 성공시키면서 목표를 연장시켰다. 우승을 확정짓던 SK호크스전에서도 홀로 10점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뽐냈다. 핸드볼을 시작한 이래 최고의 자리에서 많은 것을 이뤄낸 정의경이 마지막 목표까지 이룰 날이 다가오고 있다.

    남자 핸드볼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던 젊은 에이스는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 들었다. 이제는 상대 선수 대부분이 자신을 동경하면서 코트를 누벼온 후배들이고, 현역 선수로 뛰게 될 날도 뛰어온 날들에 비해 훨씬 적다. 하지만 여전히 정의경은 리그 득점과 어시스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남자 핸드볼의 격을 높이는 레전드로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 정의경이 남기게 될 또 다른 역사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는 우승 직후 "내가 괜히 '전승 우승'이라는 말을 꺼내서 감독님이나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갖는 것 같다"고 웃으며 "이제는 전승에 부담을 갖기 보다는 체력을 안배하면서 챔피언 결정전에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신경 쓰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