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 타격상→개명·방출 2회' 전민수 ”LG는 내게 행운, 행복하다”

    '이영민 타격상→개명·방출 2회' 전민수 ”LG는 내게 행운, 행복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9.04.18 06:30 수정 2019.04.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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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전민수가 17일 창원 NC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창원=이형석 기자

    LG 전민수가 17일 창원 NC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창원=이형석 기자


    이영민 타격상·개명·부상·두 번의 방출·LG 유니폼.
     
    LG 전민수(30)의 야구 인생을 압축하는 단어들이다.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그는 '세 번째 팀' LG에서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전민수는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LG 이적 이후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나선 7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이영하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LG 주전 우익수 채은성이 자신이 친 타구에 발목을 맞아 선수 보호 차원에서 빠지면서 전민수는 16~17일 연속 선발 출장해 그동안의 아픔을 씻어 내듯 알토란 같은 활약을 마음껏 펼쳤다. LG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7-2로 이긴 지난 16일 창원 NC전에서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 냈다. 17일 역시 4타수 2안타.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3경기에서 10타수 5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는데, 1군 무대 또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뛸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하다"고 감격에 젖었다.
     
    힘들게 다시 얻은 기회여서 더욱 그렇다. 프로 무대에서 두 차례나 방출을 겪었다. 2008년 현대 2차 4라운드 27순위로 입단한 전민수는 2013년 11월 히어로즈에서 방출됐다. 경찰 야구단 제대 이후 두 차례 어깨 수술로 기량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 탓이다.

     
    전민수가 KT 소속이던 2016년 4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기록한 프로 첫 안타 기념공을 들고 있다.

    전민수가 KT 소속이던 2016년 4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기록한 프로 첫 안타 기념공을 들고 있다.


    아마 야구 학생을 가르치고 사회인 야구 레슨을 하며 돈을 벌어 재활 비용을 마련하면서 프로 재입단의 꿈을 계속 쫓았다. 2014년 8월 kt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2016년 4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입단 9년 만에 프로 데뷔 이후 첫 안타를 기록했다. 2016~2018년 kt 소속으로 1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372타수 106안타)를 올렸으나 이번에도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7년 8월 왼어깨 근육 파열 부상으로 긴 재활을 거쳤으나 수술 후유증 탓에 부진했고, 그사이 강백호-멜 로하스 주니어-유한준으로 구성된 kt 외야진을 파고들지 못해 지난 시즌 종료 이후 두 번째 방출 통보를 접했다. 
     
    2018년 12월, 외야 백업이 약한 LG가 그에게 연락해 영입을 제안했다. 전민수는 "야구가 정말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이 더 많았다"며 "두 달 동안 다른 구단으로부터 연락이 없었는데, LG에서 기회를 줘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회상했다. 서울 출신인 그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 구단 입단을 "행운이다"며 "하늘에서 도움을 주신 것 같다"고 여겼다.
     
    kt에서 두 번째 방출에 대해 전민수는 "내게 '전민수'라는 이름을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팀이다. 경쟁의 연속인 프로팀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았겠느냐"며 전혀 섭섭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사실 전민수의 원래 이름은 '전동수'였다. 히어로즈에서 방출된 뒤 개명을 선택했다.
     
    아마추어 시절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췄으나 프로 생활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한 선택이다. 그는 청룡기 고교대회 타격상·타점상, 봉황대기 수훈상을 수상했다. 아마추어 전국대회 최고 타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이영민 타격상도 2006년에 받았다. 전민수 직전 수상자가 LG에서 한솥밥을 먹는 김현수(신일고)고, 2004년에는 SK 최정(유신고)이 수상했다.
     
    하지만 부상이 지독하게 그를 따라다녔다. 고교 재학 당시에는 발목에 핀을 박는 수술을 했다. 군 전역 이후 두 차례 어깨 수술을 했고,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2017년 kt에서 또 어깨 수술을 했다.

     
    전민수와 그의 여동생. 전민수 제공

    전민수와 그의 여동생. 전민수 제공


    그의 새로운 야구 인생을 가장 응원하는 사람은 가족이다. 특히 서울대 음대 작곡가 출신으로 서울대 야구부 매니저로 활동한 여동생 전혁주(24)씨가 전민수의 든든한 전력분석원이자 지원군이다
     
    그는 "예전에 kt가 성균관대 수원 자연과학캠퍼스를 2군 훈련지로 사용하던 당시 동생이 관중석에서 계속 타격 폼을 찍어 분석하라며 보여 줬다. 한여름 무더위에도 관중석을 찾더라. 정말 고마웠다"며 "LG 유니폼을 입고 안타를 친 영상도 가족 단체 채팅 방에 올려 응원해 준다"고 얘기했다. 그는 "아무래도 내가 운동선수다 보니 부모님께서 뒷바라지하시느라 동생보다 내게 더 많이 신경 써 주셨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말했다.
     
    LG 외야진은 현재 이형종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채은성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주전들이 돌아오면 다시 '백업 외야수'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 그는 욕심 내지 않는다. 전민수는 "LG에 입단할 때부터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자'는 생각이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