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PS] 유소정의 진통제 투혼이 SK에 미치는 영향

    [핸드볼 PS] 유소정의 진통제 투혼이 SK에 미치는 영향

    [일간스포츠] 입력 2019.04.21 10:00 수정 2019.04.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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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소정(23)의 진통제 투혼은 SK슈가글라이더즈에 두 번째 왕관을 가져다 줄까.

    SK슈가글라이더즈는 지난 20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부산시설공단과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32-25로 승리했다. 지난 18일 열린 1차전에서 20-24로 패했지만, 이날 승리로 1승 1패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유소정은 SK슈가글라이더즈의 의지에 불을 지핀 도화선이다. 그는 올 시즌 정규 리그에서 총 126골을 넣고 어시스트 83개를 해내 팀 내 득점·어시스트 1위에 오른 핵심 공격수다. 하지만 지난 15일 삼척시청과 플레이오프 경기 초반 공격 과정에서 오른 발목에 큰 부상을 당해 코트 밖으로 실려 나갔다. 박성립 SK 감독이 경기 이후 "2연패에 도전하고 싶지만, 유소정이 뛸 수 없다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팀 손실이 너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을 정도다.

    검진 결과 부상 상태가 가볍지 않았다. 유소정이 빠진 채 챔피언결정 1차전에 나선 SK슈가글라이더즈는 전술을 마음껏 펼치지 못한 채 패전을 안았다. 유소정이 투입된 2차전은 달랐다. 병원에서 진통제를 맞고 온 유소정은 전후반 합쳐 32분 가량만 뛰면서도 적재적소에 중요한 골을 꽂아 넣었다.

    특히 5점 앞서던 SK슈가글라이더즈가 부산시설공단에 연속 3골을 허용해 20-18까지 추격당한 후반 6분께, 상대의 밀착 수비를 뚫고 파워풀한 9m 슛을 꽂아 넣으면서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유소정은 이 골을 넣은 뒤 극심한 고통 속에 다리를 절뚝이며 벤치로 돌아왔다.

     

    경기 이후 만난 유소정은 "발목이 안 좋은 나 대신 다른 선수들이 한 번씩 더 뛰어줬다"며 "부산시설공단도 강팀이지만, 이기고자 하는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더 커서 이긴 것 같다"고 했다.

    아직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안 아프다가도 어떤 동작을 하면 갑자기 확 아플 때가 있다"며 "솔직히 상태가 좋지만은 않은데,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아프다가도 고통을 잊게 되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우승 여부가 걸린 3차전에도 '무조건' 출전할 생각이다. 유소정은 "원래 1차전 승패와 관계없이 2차전부터는 뛰려던 생각이었다. 내가 뛰어서 팀에 보탬이 된다면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라며 "발목 상태가 나아지지 않거나 더 안 좋아지더라도, (진통제) 주사를 한 대 더 맞고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뛰는 게 더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 SK슈가글라이더즈에는 유소정 외에 핵심 부상자가 한 명 더 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부산 바다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박성립 감독이다. 박 감독은 병원에서 TV로 제자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유소정은 "감독님께서 의식을 회복하신 뒤 바로 자신의 몸보다 내 부상 상태와 다른 선수들 컨디션을 물어보셨다더라"며 "감독님이 안 다치셨어도 이기고자 하는 마음은 컸겠지만, 지금은 감독님 몫까지 벤치에서 더 파이팅하고 한 발 더 뛰자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부산시설공단과 챔피언을 결정하기 위한 최종 3차전을 치르게 된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2연패, 부산시설공단은 창단 첫 우승이 걸린 외나무다리 대결이다.

    배영은 기자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