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명승부 이끈 이광연의 ‘미친 선방쇼’

    역사적 명승부 이끈 이광연의 ‘미친 선방쇼’

    [일간스포츠] 입력 2019.06.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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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네갈 다섯 번째 키커의 승부차기를 막아 4강행을 이끈 직후 환호하는 이광연. [연합뉴스]

    세네갈 다섯 번째 키커의 승부차기를 막아 4강행을 이끈 직후 환호하는 이광연. [연합뉴스]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수문장 이광연(강원)이 한국 축구의 숙원인 ‘AGAIN 1983’을 이끌며 차세대 거미손 자리를 예약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네갈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후반 에이스 이강인(발렌시아)과 수비수 이지솔(대전)의 연속골,  연장 전반에 터진 조영욱(서울)의 추가골을 묶어 전ㆍ후반 90분과 연장 전ㆍ후반 30분 등 120분의 혈투를 3-3으로 마쳤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하며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지난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시절 선배들이 달성한 4강 신화를 재현하며 이번 대회 목표로 정한 ‘AGAIN 1983’을 실현했다.
     
    세 골씩 주고 받는 난타전 속에서 우리 수문장 이광연(강원)의 선방쇼가 빛을 발했다. 1-1 동점이던 후반 31분 수비진이 페널티킥을 허용한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 이브라히마 니안의 슈팅을 막아내 기세를 올렸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의 분석을 거쳐 니안이 슈팅하기 직전에 이광연이 골라인에서 발을 먼저 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무효화됐고, 결국 다시 시도한 페널티킥으로 실점했지만 이광연의 방어력을 상대 선수들에게 과시하는 기회가 됐다.
     
    이광연은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합쳐 120분간 세네갈이 우리 골대 안쪽으로 날려보낸 유효 슈팅 7개 중 4개를 막아내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최후방에서 지원했다.  
     
     
    1983년 이후 36년 만에 20세 이하 월드컵 4강에 오른 우리 선수들이 뒤엉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3년 이후 36년 만에 20세 이하 월드컵 4강에 오른 우리 선수들이 뒤엉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광연의 진가는 전ㆍ후반과 연장 전ㆍ후반까지 120분간의 혈투를 마친 뒤 이어 열린 승부차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우리 1ㆍ2번 키커 김정민(리퍼링)과 조영욱(서울)이 연속 실축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침착한 방어로 대역전 드라마를 이끌었다.
     
    특히나 세네갈 네 번째 키커 디아 은디아예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고 막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이광연의 선방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우리 선수들은 나머지 키커들이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반면 궁지에 몰린 세네갈은 다섯 번째 키커 카벵 디아뉴마저 실축하며 스스로 주저앉았다.
     
    이광연은 신장 1m84cm로 이번 대회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골키퍼 세 명 중 가장 작다. 하지만 뛰어난 상황 판단과 민첩성을 앞세워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찼다. 특유의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도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이광연은 ‘강력한 독침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한다’는 의미의 ‘말벌 축구’라는 단어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한국의 4강행을 이끈 이광연은 오는 12일 에콰도르(남미)를 상대로 결승행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를 세우는 날, 이광연의 선방쇼도 변함 없이 함께 할 전망이다.


    온라인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