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타 급증' 알칸타라, 약점이 된 강점

    '피안타 급증' 알칸타라, 약점이 된 강점

    [일간스포츠] 입력 2019.06.12 11:27 수정 2019.06.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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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선발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kt 외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28)가 첫 고비를 맞았다.  
     
    비로소 외인 에이스를 찾았다며 반긴 투수다. KBO 리그 데뷔 첫 아홉 경기에서 5승·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경기당 7이닝을 소화했다. 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시속 149.9km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우려를 샀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제구도 좋았다. 연패를 막고, 연승을 이어 가는 데 기여한 등판이 많았다.
     
    최근 네 경기에서는 다른 투수였다. 세 경기에서 5점 이상 내줬고, 43안타를 맞았다. 이닝당 출루 허용은 1.74, 피안타율은 0.368에 이른다. 지난 11일 SK전에서는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한 경기 최다 피안타(12개)도 기록했다. 7실점 패전.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도 포심의 평균 구속은 152.2km였다. 유의미한 변화는 볼 배합이다. 평균 17%대였던 슬라이더가 많아졌다. 최근 두 경기 모두 24%를 넘었다. SK전 5회,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된 선두 타자 고종욱과 승부, 무사 만루에서 제이미 로맥에게 던진 결정구 모두 슬라이더였다. 평소와 달리 볼카운트 싸움을 위해 던지는 공까지 변화구를 던졌다.
     
    알칸타라의 강점은 구종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는 것이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고, 투구 수도 줄일 수 있었다. 150km가 넘는 포심,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변화구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알칸타라의 공격적 성향을 상대 타선이 역이용하는 모양새다. 타자도 빠른 승부를 한다. 지난 5일, 알칸타라를 상대한 LG 타선은 6회 공격에서 3구 이내에 승부를 보려는 의도를 보였다. 1사 이후 나선 김현수가 초구, 후속 토미 조셉이 3구째 포심을 노려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채은성과 이형종·김민성도 4구 안에 승부를 내며 추가 1득점했다.
     
    같은 타자와 전 승부, 이닝 앞 타자와 승부에서 직구가 공략당하면, 급격하게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하려는 경향도 있다. 5회 이후 유독 그렇다. 물론 다수의 투수가 구위가 떨어진 시점에는 타이밍 싸움을 한다. 그러나 최근 알칸타라는 가운데로 몰리는 슬라이더를 고집한다. 직구를 잘 치는 KBO 리그 타자들의 성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속구와 변화구의 적절한 배분이 있을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kt는 마운드와 야수진 모두 안정감이 생기고 있다. 경기 운용 원칙이 명확해졌고, 상황에 따른 선수 기용도 계산이 섰다. 개인 능력과 전력을 떠나 이강철 감독 체제가 점차 색깔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상위팀 두산에 강세를 보이고, 잡아야 할 팀과 시리즈도 놓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알칸타라가 고민을 준다. 일시적인 제구력 난조로 볼 수도 있다. 상대 타자의 태세 변화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