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0 강백호의 길③] 비범한 야구 선수의 평범한 뇌구조

    [창간50 강백호의 길③] 비범한 야구 선수의 평범한 뇌구조

    [일간스포츠] 입력 2019.09.19 06:00 수정 2019.09.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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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백호가 지난 16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강백호가 지난 16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일부 야구팬이 강백호(20·KT)의 승부욕을 불편하게 보는 이유는 학습 효과 탓도 있다.
     
    천문학적인 몸값과 뜨거운 관심이 그저 자신의 능력만으로 취했다고 생각하는 몇몇 스타 플레이어가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지금도 행동이 거침없는 데뷔 2년 차 강백호가 수년 뒤에 팬 서비스 논란을 달고 다니는 몇몇 선배들처럼 될 수 있다고 예단한다. 우려이기도 하다.
     
    일단 선수는 대중의 시선에 대해 인지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고교 시절 그를 지켜본 은사들은 그의 진짜 모습이 재조명 받을 때가 올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강백호가 자신의 목표대로 '존경' 받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외부 변수 관리가 먼저다. 현장 지도자들은 일정 궤도에 오른 스타급 플레이어가 급격한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 원인이 그라운드 밖에 있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본업에 방해가 되는 요인들로 사생활이 물들면 슈퍼 스타는 선수 생명이 단명할 수 있다.

     

    데뷔 2년 차, 스무살 강백호의 일상은 여느 청년과 다르지 않다. 현재 머릿속은 야구, 가족 그리고 취미뿐이다. 음악은 활력소다. 긴장과 무거운 마음을 푼다. 개인 휴대폰에 저장된 장르는 대부분 힙합. 음주는 하지 않는다. 취미는 게임. 다른 취미던 애니메이션 감상은 자제하고 있다.
     
    친구는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휴식은 본능, 여행은 갈망이다. 지난 6월에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을 때도 마음은 산과 바다로 향했다. 그러나 모교인 서울고에서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머릿속에 가장 큰 비중 가운데 한 가지는 역시 가족이다. 아버지 강창열씨의 야구 사랑과 자식 교육 가치관은 이미 많이 알려졌다. 데뷔 시즌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는 강백호를 지탱하는 힘이다. 올 시즌 종료 뒤 그토록 바란 가족 여행을 떠난다. 반겨련 이슬이와 호야를 향한 애정도 감추지 않았다.
     
    이 인터뷰는 추석 연휴 전에 이뤄졌다. 소속팀의 5강 진출은 가장 큰 바람이었다. 경쟁팀 NC에 연패를 하며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다른 동료들과 함께 포기를 하지 않고 있다. 목을 메지 않겠다던 대표팀 승선 욕심도 넌지시 드러냈다.

     

    20년 뒤에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도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 요양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불혹에도 현역으로 뛸 수 있다고 예단하지 않았다. 그저 그전까지 하얗게 불태우겠다는 다짐만 했다. 입담은 2019년까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해설위원을 노린다.
     
    20년 뒤에 여행은 더 넓은 시계로 향한다. 그 때는 자식과 함께 한다. 20년 뒤에도 가족은 그의 머릿속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자식에게 야구를 시킬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재능이 야구 하는 것뿐이니 물려 받는다면 당연히 시키고 싶다"고 했다. 취미던 음악은 듣는 게 아니라 하길 바랐다. 작은 소리로 "혼자 듣겠다"고 했다.  
     
    갑자기 맡긴 뇌구조 작성이다. 그는 "창의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두 손을 들었다. 사뭇 진지했다. 즐기기도 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비범한 선수다. 머릿속은 아직 평범한 스무살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