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을 본인이 찾았다”…김태진의 놀라운 '수비' 다양성

    ”살길을 본인이 찾았다”…김태진의 놀라운 '수비' 다양성

    [일간스포츠] 입력 2019.09.19 07:00 수정 2019.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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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공·수에서 빈틈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NC 김태진. NC 제공

    올 시즌 공·수에서 빈틈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NC 김태진. NC 제공


    올해 NC '히트 상품'은 단연 김태진(24)이다. 2015년 1군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23경기를 소화했다. 전역 후 팀에 복귀한 지난 시즌에도 20경기 출전에 그쳤다. 많은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니 신인왕 자격(야수는 입단 시즌을 제외한 5년 이내, 60타석 이내)이 유지될 정도다. 올 시즌 개막 전에도 팀의 주축 선수로 분류되지 않았다.

    세간의 평가를 뒤집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올해 무려 115경기(17일 기준)를 뛰었다. 타격 성적도 타율 0.284(348타수 99안타) 5홈런, 46타점으로 준수하다. 득점권 타율도 0.315로 높다. 타율, 홈런, 타점, 도루를 비롯한 공격 전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연봉 3300만원을 고려하면 리그 정상급 연봉 대비 활약이다. 그런데 이동욱 NC 감독이 주목하는 김태진의 가치는 공격이 아니다. 이 감독은 "태진이는 자기 길을 자기가 넓혔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길'은 수비 포지션이다. 김태진의 주 포지션은 원래 2루다. 하지만 NC에는 국가대표 출신 박민우가 동포지션에서 주전 자리를 굳혔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보통 이렇게 되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 쉽지 않다. 2군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전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팀으로선 손해가 크다. 그러나 김태진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풀타임을 소화 중이다. 이동욱 감독은 "한 포지션만 할 수 있는데 그 포지션에 더 좋은 선수가 있으면 (김태진 같은 선수를) 쓸 수 없다. 태진이는 외야와 3루, 2루가 모두 가능하다. 아무래도 더블 포지션이 되면 선수기용에 도움이 된다"고 반겼다.

     
    김태진은 풀타임 첫 시즌에서 5개의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NC 제공

    김태진은 풀타임 첫 시즌에서 5개의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NC 제공


    NC는 지난 5월 3일 팀에 비상이 걸렸다. 간판타자 겸 외야수 나성범이 경기 중 베이스러닝을 하다 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됐다. 외야수가 부족한 팀 사정을 고려하면 나성범의 이탈은 큰 돌발악재였다. 김태진은 5월 4일 창원 KIA전부터 좌익수로 경기를 바로 소화했다. 이명기가 트레이드로 영입되기 전까지 주 포지션인 내야가 아닌 외야에서 '단기 알바'를 뛰었다.

    여기에 3루수 박석민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면 핫코너를 맡았고, 박민우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땐 2루수로 투입됐다. 풀타임 첫 시즌인데 무려 5개의 포지션(지명타자 제외)에서 선발로 경기를 소화했다. 큰 실수 없이 꾸준하게 자기 몫을 다했다. 그는 "야구하면서 한 포지션을 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개를 하면 활용 범위가 넓어지지 않나. 혼란스럽진 않다. 경찰야구단에서 외야 연습을 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동욱 감독의 '야구관'에 부합한다. 이 감독은 "현대 야구에선 더블 포지션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만 잘하는 것도 장점이지만 더블 포지션이 되면 더 낫다. 1군 엔트리는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기용해야 한다. 감독으로서는 운영하는 폭이 넓어진다. 대학에서 전공과 부전공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한 포지션만 됐다면 태진이가 이렇게 많은 경기를 나갈 수 있었을 거로 생각하기 힘들다. 경찰야구단에서 외야 연습을 했기 때문에 성범이가 다치고 외야수로 나갈 수 있었다. 본인의 살길을 본인이 찾은 거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