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비하인드] 'PS 타율 0.429' LG 채은성이 받은 특별한 선물…”좋은 기운”

    [IS 비하인드] 'PS 타율 0.429' LG 채은성이 받은 특별한 선물…”좋은 기운”

    [일간스포츠] 입력 2019.10.10 14:40 수정 2019.10.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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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시즌 팀 내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인 LG 채은성(29)은 "사장님이 선물을 주셨는데,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웃었다.

    채은성은 9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 앞서 LG 트윈스 이규홍 대표이사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다름 아닌 LG의 2019 스프링캠프 모자였다. 그런데 모자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언뜻 봐선 걸작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스위스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인 길거리 예술가 토마 뷔유의 작품이다. 2004년 50X25m 크기의 '세계에서 가장 큰 고양이' 그림을 파리 퐁피두 광장에 그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토마 뷔유는 정의와 평화, 평등 등 사회적 함의를 담은 '무슈샤(M.Chat) 웃는 고양이' 그림을 주로 그려왔다.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지하철 6호선의 한 전동차에 '무슈샤 윳는 고양이'를 벽면에 그리기도 했다.

    이 대표이사는 계열사 재직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온 토마 뷔유가 올해 LG 전훈지를 방문해 스프링캠프 모자에 그린 작품을 개인 소장하다 이날 채은성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규홍 대표는 그룹 계열사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300~400여 명이 가입된 LG 트윈스 임원동호회 회장을 맡을 만큼 야구단에 관심과 열정이 크다. 

     
    채은성이 9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5회 초 수비에서 키움 이정후의 타구를 멋지게 잡아내고 있다. 사진=김민규 기자

    채은성이 9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5회 초 수비에서 키움 이정후의 타구를 멋지게 잡아내고 있다. 사진=김민규 기자


    3차전 시작 전에 모자를 받은 채은성은 1-2로 뒤진 4회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뽑아 이 대표의 선물에 화답했다.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LG는 채은성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결국 4-2로 이겼다. 공격에서 홈런을 쳤고, 수비에서도 2-2로 맞선 5회 이정후의 타구를 멋지게 점프해 잡아냈다.

    "'채은성~힘차게 날아올라라'는 응원가처럼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고 하자 채은성은 경기 전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그는 "(응원가처럼) '비상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들었다"며 "대표님께 감사하다. 좋은 의미가 담긴 선물로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웃었다. 부진한 선수가 이를 받았다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 PS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던 그로선 구단 최고위층의 특별한 선물에 감동을 하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게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채은성은 '나쁜 기억'을 떨쳐내기 위해 헤어스타일을 짧게 정리하며 심기일전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타율이 0.158(38타수 6안타)로 그칠 만큼 가을에 고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백년가약을 맺어 동기부여와 의욕도 넘쳤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한 그는 준PO 3경기에선 11타수 4안타 1볼넷으로 이번 포스트시즌 타율 0.429를 기록하고 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PS 전 경기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채은성이 9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 4회 말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려낸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정시종 기자

    채은성이 9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 4회 말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려낸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정시종 기자


    채은성은 "(2014년과 2016년에는) 주전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결국 '야구는 똑같다'고 마음먹었다. 이번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나선다"며 "필요할 때 터트리는 게 중요한데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고 웃었다.

    육성선수 출신인 그는 '징크스'를 털어내고 '날아오르고' 있다. '홀수 해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2014년 1군에 데뷔해 타율 0.277를 기록한 그는 2015년 타율이 0.249로 조금 떨어졌고, 이듬해 타율 0.313 9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2017년 성적(타율 0.267 2홈런 35타점)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LG 역대 타자 개인 한 시즌 가장 많은 최다 타점(119개)에 우타자 한 시즌 최다안타(175개) 신기록을 작성하며 다시 어깨를 활짝 폈다. 올해 전반기 장타율(85경기 5홈런, 35타점) 부진에 마음고생이 컸던 그는 후반기(43경기 7홈런, 37타점)에 펄펄 날더니, 가을야구에서 스스로 언급한 '안 좋은 기억'마저 떨쳐냈다.

    채은성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이 노력하고, 성실한 선수로 손꼽힌다. 그는 "시즌 초반 슬럼프가 길어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가졌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잘 이겨낸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반겼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