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악몽의 무대'에 다시 오르는 유희관 ”마지막엔 모두 웃길”

    [IS 인터뷰] '악몽의 무대'에 다시 오르는 유희관 ”마지막엔 모두 웃길”

    [일간스포츠] 입력 2019.10.24 06:00 수정 2019.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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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보다 한국시리즈를 기다린 투수가 있다. 바로 두산 유희관(33)이다.

    유희관은 지난해 악몽 같은 한국시리즈(KS)를 보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돼 5차전까지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시리즈 첫 마운드를 밟은 게 2승 3패로 밀린 6차전 연장 13회였다. 첫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는 듯했지만, 한동민에게 결승 홈런을 맞고 허무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산은 1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년 연속 KS 준우승에 머물렀다.

    유희관은 2019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했다.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경쟁에 들어갔고 가까스로 자리 하나를 따냈다. 그리고 정규시즌 11승을 따내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구단 역사상 최장 기록인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로 KS 선발 한 자리를 보장받았다. 아픔을 씻어낼 기회를 1년 만에 잡았다. 그는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며 "올 시즌 마지막에 모두가 웃을 수 있는 KS가 됐으면 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번 KS를 맞이하는 감회가 남다르지 않나.
    "지난해 KS 선발에서 제외됐고, 경기 외적으로 빠져 있었던 거 같아서 아쉬움이 많았다. 스스로 바보 같은 KS를 겪었던 거 같아서 좀 그런 게 있었다. 올 시즌에는 선발이라는 자리를 맡아서 시리즈에 들어가는데 팀 분위기나 선수들을 잘 이끌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정규시즌 때 강점(평균자책점 2.82)이 있는 키움을 만나게 됐는데.
    "솔직히 말해서 SK에 빚진 게 있어서 SK가 올라오길 바랐다. 갚아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복수도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키움에 강해서 키움이 올라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인천(SK)보다 고척(키움)에서 던질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게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 무시할 수 없는 팀이고 투타 밸런스가 정말 좋은 팀이라서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달라진 부분이 있나.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 두산에 입단(2009년)해 매년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뒀던 거 같다. 좋은 위치에서 계속 선발을 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처음 두산에 입단했을 때 가졌던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조금씩 변하지 않았나 싶다. 안일하게 생각했던 게 있었다. 스프링캠프를 5선발 경쟁으로 맞이했기 때문에 절치부심, 야구에 대한 간절함과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 또 좋아질 수 있는 배경은 영향이 크다고 보진 않지만, 공인구를 바뀐 게 운 좋게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공인구 효과를 체감했나.
    "타자들은 그 부분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많이 느끼진 못했는데 영향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베테랑이 경쟁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쉬운 건 아니다.
    "내가 다쳐서 그런 게 아녀서 좀 더 용납이 안 됐던 거 같다. 밀리거나 선발을 내줘야 한다는 생각 같은 게 용납이 되지 않았다. 자존심도 상해서 노력을 좀 더 했다. 그런 게 올 시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4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데 긴장은 되지 않나.
    "좋은 팀을 만나서 큰 경기를 많이 했다. 긴장은 크게 없지만, 또 아주 편한 건 아니다. 약간의 긴장은 오히려 경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좀 더 경기를 지켜보면서 내 위치가 오면. 4차전에 나간다면 사실상 마지막 경기기 때문에 한 경기 혼신의 투구로 지난해 준우승에 한몫했기 때문에 그 아픔을 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건재함을 보여줄 기회인데.
    "두 마디 말보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게 팬들에게 당당하고 떳떳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다. 결과로 멋진 모습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지난해 KS 끝내기 피홈런 이후 힘들지 않았나.
    "힘들었다. 경기를 안 나가다가 나가서 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정말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 것도 나한테 도움이 됐고 공부도 됐다. 팬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해줬지만, 준우승으로 아쉽게 마감했다. 올 시즌은 마지막에 모두가 웃을 수 있는 KS가 됐으면 한다."

    잠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