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허삼영 삼성 감독 ”낮게 보고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IS 인터뷰] 허삼영 삼성 감독 ”낮게 보고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04 15:29 수정 2019.11.0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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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한 허삼영 삼성 감독. 삼성 제공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한 허삼영 삼성 감독. 삼성 제공


    우려와 기대 속에 '허삼영호'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삼성 제15대 사령탑에 선임된 허삼영(47) 감독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허 신임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앞서 2군 훈련장인 경산 볼파크를 찾아 선수단과 인사했다. 이후 홈구장으로 자리를 이동해 앞으로의 방향과 지도 철학에 관해 얘기했다.
     
    파격에 가까운 선택이다. 김한수 감독의 계약이 만료된 삼성은 올 시즌 전력분석과 운영 파트를 이끈 허삼영 팀장을 신임 감독으로 낙점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3년간 총액 9억원. 허 신임 감독은 19991년 삼성 고졸 연고 구단 자유계약선수로 입단해 5년간 현역을 뛰었지만 1년 통산 등판이 4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접었고 1996년 훈련지원 요원으로 입사했다. 1998년부터 주로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데이터 야구에 강하지만, 코치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그는 "감독에 선임돼 영광이다. 명문 구단의 전통을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낮게 보고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공식훈련을 지휘하면서 선수단에 당부한 메시지가 있다면.
    "하나만 강조했다. 스스로 철칙과 원칙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그거만 지켜지면 모든 플레이가 강해진다. 본인의 인생도 달라질 거라고 얘기했다."
     
    -감독직 제의받았을 때 심정은.

    "솔직히 예상을 하나도 못했다. 그때까지 전력분석과 운영팀장을 겸직하면서 팀을 돕는 상황이었다. 죄송한 말이지만 부담스러워서 처음엔 거절했다.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닌 것 같았다. 내 역량이 팀을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20분간 단장과 앞으로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얘기하면서 용기 아닌 용기를 냈다."
     
    -팀의 약점이나 보강할 부분은.
    "절대 대체 불가 선수는 없다. 멀티포지션은 그런 취지에서 나왔다. 기존 A 선수가 너무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 체력 손실이 발생한다. 그런 손실을 막아줘야 선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다. 보직 파괴도 중요하지만 우선 투타의 근간이 되는 선수를 찾고 있다."
     
    -외국인 투수 계획과 외부 FA(프리에이전트)에 대한 생각은.
    "FA는 감독의 역할이 있고 구단의 역할이 있다. 감독으로서 좋은 선수가 구성되면 좋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구단과 계속 얘기하고 있다. 외인은 계속 업데이트하는 상황이다. 수요일(6일)에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가 직접 점검할 생각이다."

    -외국인 선수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건가.
    "일단 투수를 보러 간다. 라이블리와 러프는 재계약 검토 중이다. 두 선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건 곤란하다. 그 이상 기량이 좋은 선수가 나오면 생각할 문제다. 일단 재계약 방침이다."

    -데이터 활용에 대한 기대가 높은데.
    "작전을 늘 하는 건 아니다. 최대치가 있고 한계가 있다. 내가 추구하는 건 효율성이다. 이 타자에게 번트가 중요한지 강공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건 중요하다. 야구를 숫자로만 보긴 어렵다."
     
     
    삼성 제15대 감독에 오른 허삼영 신임 감독이 4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제15대 감독에 오른 허삼영 신임 감독이 4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삼성 제공



    -코치 경험이 없다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현장 경험이 없는 건 인정한다. 감독의 역할론인 거 같다. 스타플레이어가 감독이 된 경우도 있고 프런트를 하다가 감독하신 분도 계신다. 내가 생각하는 감독의 역할은 유능한 코치진의 역량을 뽑아 쓰는 거다. 코치들에게 권한을 주고 의견을 내면 거기에 맞게 결정을 하면 된다. 각자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할 생각이다."
     
    -삼성이라는 구단의 장점은.
    "기동력이다. 지금 우리 팀에는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가 극히 드물다. 거기에 맞게 선수를 구상 중이다. 조직 야구를 해야지 않을까 한다. 4번 타자가 9명 배치되면 작전의 의미가 없다. 전력에 맞게 운영하고 싶다."
     
    -구단이 해야 할 역할은.
    "선수들에게 희생이나 작전, 진루타에 대한 보상은 내가 해주는 게 아니라 구단이 해야 한다. 진루타가 안타 이상의 고과를 받아야 내가 진루타 사인을 내면 선수들이 이해하지 않겠나. 아무 보상도 없으면 타수만 까먹는 게 된다. 기록은 자산이다. 작은 것부터 협의하겠다."
     
    -김상수가 지난해 2루에서 뛰었지만, 현재 대표팀에선 유격수로 뛰고 있는데.
    "포지션 스위치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해 시즌 초반 실책을 많이 했지만, 기량이 없어서가 아니라 포지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후반기에는 그런 실책이 없어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는데 담당 코치랑 얘기해보겠다. (포지션 변화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중장기적인 목표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하다. 좋은 과정에서 결과가 나오니까 과정을 무시할 순 없다. 양날의 칼이지만 육성은 계속 진행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육성은 1군도 육성이라는 점이다. 선수 본인이 스스로 싸워서 이겨야 한다. 내야수나 외야수에도 경쟁이 붙어야 한다."
     
    -구심점을 잡아줬으면 하는 선수는.
    "김헌곤과 구자욱이다. 이 두 선수가 선수단의 중심이 되는 연령과 위치가 됐다. 짧은 시간 속에 면담을 가졌는데 그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내년 시즌 움직일 거 같다. 이 부분에 대해 확답을 받았다. 본인들도 변화에 대한 움직임이 강하다. 투수 파트에선 오승환이 해줄 거라고 알고 있고 얘기도 했다."
     
    -오승환과는 어떤 얘기를 나눴나.
    "만난 건 지난해 계약할 때다. 그 이후 계속 통화를 하고 있다. 컨디셔닝 코치를 통해 점검 중인데 12월 전까지는 가볍게 운동한다더라. 선수촌병원에서 러닝을 하고 12월에 캐치볼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을 보고 느낀 점은.
    "두산이 우승은 했지만, 최대 화두는 키움인 거 같다. 키움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건 누가 잘해서가 아니다. 불펜에서 이 투수가 올라올 거라고 상상을 나도 못했다. 선수를 파악하는 것. 키움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한다. 이영준도 시즌에선 추격조였지만 대등하고 타이트한 경기에서 기용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고 내수 자원이 많다는 의미다."
     
    -팬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원한다.

    "추상적인 내용은 의미가 없을 거 같다. 낮게 보고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높고 멀리 보겠다. 얼마큼 내실 있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거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