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전 승리 이끈 양현종 ”첫 단추 잘 꿰어 기분좋다”

    호주전 승리 이끈 양현종 ”첫 단추 잘 꿰어 기분좋다”

    [중앙일보] 입력 2019.11.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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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종이 6일 고척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호주전에서 호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뉴스1]

    양현종이 6일 고척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호주전에서 호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뉴스1]

    양현종(31·KIA)이 해냈다. 프리미어12 첫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첫 승을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리미어12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호주를 5-0으로 이겼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단연 돋보였다.
     
    양현종은 호주 타선을 압도했다. 시속 150㎞ 강속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유리한 볼카운트에선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양현종의 힘과 기술에 밀린 호주 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그러나 어렵게 공을 맞혀도 타구는 잘 뻗지 않았다. 4회 초 1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양현종은 로버트 글랜다이닝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폭투를 범해 위기에 몰렸지만 팀 케넬리와 미첼 닐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을 막았다. 위기를 넘긴 양현종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땐 고척스카이돔은 그의 이름을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평소 KIA를 상징하는 빨간색 고글을 쓰던 양현종은 이번 대회를 위해 대표팀 유니폼 색깔과 같은 파란색 고글을 준비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남은 2이닝을 잘 막은 뒤 교체됐다.
     
    프로 13년차 양현종은 2017년 20승을 기록하는 등 통산 136승을 올린 KBO리그 대표 투수다.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다 5월 이후 구위를 회복해 평균자책점 1위(2.29)에 올랐다. 이날도 호주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며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적장인 데이비드 닐슨 호주 감독도 "양현종이 잘 던졌다. 제구도 좋았고, 체인지업과 변화구 등 기술적인 부분이 모두 뛰어났다"며 엄지를 세웠다.
     
    양현종은 경기 뒤 "첫 게임이라 부담되고 긴장했지만, 이겼다. 중요한 건 일본에서 열리는 수퍼라운드"라며 "첫 단추를 잘 꿰서 기분좋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유일한 위기였던 4회 마지막 삼진 장면에 대해선 "운이 좋았다. 공이 많이 몰려 장타로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삼진을 잡아 '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역투를 펼치고 있는 양현종. [연합뉴스]

    역투를 펼치고 있는 양현종. [연합뉴스]

    양현종은 정규시즌 종료 이후 무려 40일 이상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그는 "1일 푸에르토리코와 평가전에 맞춰 실전 감각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당시 잘 됐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자신감있게 들어갔다"며 "오늘은 경기 감각을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선 "확실히 KBO리그보다는 넓다고 느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경험이 있어서 1회 끝나고 포수 양의지 형이 넓게 가자고 주문해 거기 맞춰서 던졌다"고 말했다.
     
    2018 아시안게임에 이어 첫 경기 선발로 나선 양현종은 "그때는 첫 게임에서 팀 져서 미안했다. 오늘은 길게 던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뒤에 좋은 투수들이 많으니 1회, 1회 막는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1회를 막고, 2회부터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면서 힘이 나 과감하게 던졌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