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비하인드] 키움, 장 감독에게 사실 확인도 안 했다

    [IS 비하인드] 키움, 장 감독에게 사실 확인도 안 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07 06:30 수정 2019.11.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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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의 진정성 없는 해명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개인의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는, 중대한 감사 결과를 놓고 정작 구단은 장정석 감독에게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은 지난 6일 "장 전 감독이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재계약' 이야기가 오갔기 때문이다"며 갑작스런 감독 교체에는 '이장석 옥중 경영'의 연장선상에 장 전 감독이 연루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시리즈 진출 감독의 석연치 않은 해임에 야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본보가 5일 야구인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 감독을 내보내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A 해설위원은 "왜? 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고 했고, B 단장은 "키움의 결정에 놀랐다. 구단이 교체 이유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다는 것 역시 좋은 대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키움 구단은 6일 공식 입장을 통해 '감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장 전 감독 재계약과 관련해 이장석 전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장석 전 대표가 장 전 감독과의 재계약을 지시했다는 것이 언급된 경영진 간 대화 녹취록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 전 감독이 이장석 전 대표를 직접 접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위원회는 이 녹취파일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감사위원회는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자 했다. 다만 포스트시즌이 진행되고 있어 포스트시즌이 종료된 이후 조사를 진행하고자 했다.'
     
    키움의 해명은 계속된다. '구단은 장정석 감독이 이룬 성과를 높게 평가하며 재계약까지 추진했으나 10월 말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이슈가 발생하였으며,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진행할 경우 해당 녹취록까지 공개되고 사실 여부를 떠나 문제시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또한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도 사임 가능성까지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부득이 구단은 장 전 감독과의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이것이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못한 사유"라고 덧붙였다.  
     
    ▶장정석 전 감독이 이장석 전 대표를 접견했고 ▶이 과정에서 '재계약 약속'이 오갔다면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있어 ▶사전 차단에서 새 감독 선임으로 선회했다는 개요다. 한 언론사의 인터뷰에서는 "이 전 대표가 장 감독에게 '시즌이 끝난 뒤 2년 재계약하겠다. 그러니 시즌에 집중하고 끝난 뒤 재계약을 하자"는 녹취 내용이었다"고 한다.  
     
    한 가지 빠진 점이 있다. 당사자에게 이뤄져야 할 '확인 과정'이 없다. 키움 고위 관계자는 '장정석 전 감독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했느냐'고 묻자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되는 기간이어서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이슈가 터져 재계약 불가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장 감독이 자신을 선임한 이 전 대표를 접견한 것은 사실이나, 그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재계약과 관련해 확답을 받았는지'에 대한 확인 과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9시즌 종료된 뒤 키움과 장정석 전 감독은 두 차례 만났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10월 29일 장정석 전 감독과 허민 의장이 만났고, 11월 4일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하는 과정 역시 구단 사무실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시간은 충분했지만 구단이 콕 집은 의혹 당사자에게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선 이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대외적으로 '낙인'을 찍었다.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최소한 이를 발표하려면 당사자에게 확인 과정이 필요했다. 설령 이장석 전 대표가 감독 재계약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옥중의 이장석은 결정 권한이 없다. 이를 옥중경영과 연관지어 보는 것도 다소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은주 부사장에게도 관련 의혹이 있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며 큰 문제가 없는 결정이라는 식으로 답했다.  
     
    하지만 구단에서 확보하지 못했다는 녹취 파일에서 '재계약 관한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만약 그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장 감독이 피해지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장 감독에게 고문직을 제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옥중경영, 녹취파일 등에 대해선 "KBO에서 감사 결과 및 경위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KBO 조사에서 확인할 부분이다"며 짐을 넘겼다.  
     
    키움은 ▶장 감독이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진 이 전 대표를 접견, '감독 재계약 확인' 등이 이뤄졌다고 단정 지었고, 이를 본인 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채 ▶고문 계약을 맡겼다고 한다. 옥중 경영 이슈에 대해 사활을 건 것처럼 관련자를 제거하면서 거꾸로 이 관련자(장정석)에게 고문 역할을 제안했다?  고문은 구단의 운영 등에 관해 결정하진 못하나, 조언하는 자리다. 이렇게 된다면 이장석의 옥중 경영은 키움이 '이장석 맨'으로 확신하는 장정석을 통해 계속 진행되는 것 아닌가. 장 감독은 구단의 고문직 제안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이 역시 키움의 설명이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