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도쿄] 올림픽 티켓 보인다…대만전, 바람과 외야수비 변수

    [IS 도쿄] 올림픽 티켓 보인다…대만전, 바람과 외야수비 변수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12 06:59 수정 2019.11.1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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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스트레칭하며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10일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스트레칭하며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어차피 환경은 상대나, 우리나 똑같다.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잘 해줄 것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본선행의 분수령이 될 대만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12일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대만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왼손 에이스 김광현(SK), 대만은 오른손 투수 장이(오릭스)가 각각 선발 투수로 나선다.

    예선라운드에서 일본에 패한 대만이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라온 데다, 10일 첫 경기에서 멕시코에 0-2로 져 이미 2패를 기록한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예선라운드 1승에 11일 미국전 5-1 승리를 더해 벌써 2승을 확보했다. 대만, 호주(2패)와 아시아지역 티켓 한 장을 놓고 다투는 한국 입장에선 대만을 꺾을 경우 올림픽 본선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관건은 바람이다.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최대 다섯 경기를 치르는데, 유일하게 대만전만 도쿄돔이 아닌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개방형 구장인 조조마린스타디움은 바람이 많이 불기로 악명이 높다. 가장 중요한 일전을 가장 낯설고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치르게 된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12일 지바에는 비까지 예보돼 있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지난 10일 진행된 6개국 감독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미리 현장을 찾아 야구장 곳곳을 둘러봤다. 김 감독은 "지금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지만, 경기 당일은 날씨가 안 좋아서 예전처럼 바람이 많이 불까 걱정이 된다"면서도 "어차피 상대와 똑같은 조건이다. 일단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니, 대만전을 꼭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


    이 구장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이승엽 SBS 해설위원이다. 2004년부터 2년간 지바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조조마린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썼다. 첫 시즌엔 홈런 14개를 치는 데 그쳤지만, 이듬해 홈런 30개를 때려내면서 정규시즌과 일본시리즈 통합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 위원이 이후 일본 최고 명문구단인 요미우리로 이적하게 된 계기였다.  
     
    오랜만에 조조마린스타디움을 둘러 본 이 위원은 "구장 근처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잘 체크해야 한다. 전광판에 바람의 방향과 풍속이 표시되는데, 매 이닝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바뀌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며 "특히 중견수 쪽에서 안쪽으로 바람이 불 때 투수가 유리하다. 야수들은 플라이 타구를 수비할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이유로 큰 포물선을 그리는 타구보다는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홈런으로 더 많이 연결된다. 이 위원은 "높게 뜬 공이 넘어가는 줄 알았다가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다"며 "빠른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더 담장을 잘 넘어간다. 그런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은 이 위원이 뛸 때보다 홈플레이트에서 펜스까지의 거리가 더 짧아진 상황이다. 지바롯데는 더 많은 홈런을 유도하기 위해 좌우 펜스를 앞으로 당긴 뒤 새로운 철조망 펜스를 세우고 그 뒤 공간에 관중석을 늘렸다.  

     

    김경문 감독은 "펜스 위에 있는 철조망이 우리가 잘 준비해야 할 포인트다. 수비 코치가 보고 선수들에게 펜스 플레이를 비롯해 여러 이야기를 해줄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적응하지 못하면 2루타가 될 타구를 3루타까지 만들어 줄 수 있는 구조다. 외야수들이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외야수 이정후(키움) 역시 "철망에 공이 맞으면 튕겨 나오지 않고 아래로 뚝 떨어진다"며 "보통 펜스 플레이를 할 때는 공이 맞고 튕겨 나오는 지점을 예상해 그 자리에 서 있는데, 철망으로 날아가면 공이 튕기지 않으니 펜스까지 달려가 앞에 서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반대로 철망 바로 아래 일반 펜스에 공이 맞았을 때는 잘 튕겨 나온다. 그때는 예상 가능한 지점에 서 있어야 펜스 플레이를 할 수 있다"며 "바람 때문에 타구가 계속 바뀌니 타구 판단을 너무 빨리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이 위원은 "예전에 내가 뛸 때보다 구장 규모가 작아졌다. 인조잔디도 한국 선수들은 익숙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 시기쯤 마무리 훈련을 진행한 기억이 있는데, 정규시즌 때보다 오히려 바람이 덜 불었다. 대만이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 역시 "직접 와서 보니 경기장이 정말 깨끗하고, 경기에 집중이 잘 될 것 같은 환경이다"라며 "도쿄돔도 좋지만 이곳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낙관했다.  
     
    대만은 한국 야구보다 늘 한 수 아래로 여겨져 왔다. 거포형 타자들은 많지만, 투수력과 수비력이 약해 세밀한 야구를 하는 한국 야구의 수준을 뛰어 넘지 못했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끊임없이 한국을 괴롭히고 압박해 온 '숙적'이기도 하다. 늘 한국전에 가장 좋은 선발투수를 내보내고, 총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이미 대만을 상대해 본 김 감독이 경계를 늦추지 않는 이유다.  
     
    김 감독은 "대만은 아마 아프지만 않다면 (우리 팀과 경기에) 웬만한 투수들을 다 내보낼 것"이라며 "예선라운드에서 세 경기 정도 치르면서 모든 팀이 빠른 공을 다 보고 왔기 때문에 타격감도 어느 정도 올라와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예전의 대만이 수비에서 어이 없는 실책이 나와 무너지곤 했다면, 이제 수비력도 훨씬 안정돼 있고 투수들도 많이 좋아졌다"며 "점수 차가 많이 나지 않는 경기는 감독 입장에서 지켜보는 게 참 힘들다. 이번 슈퍼라운드에서는 우리 타자들이 화끈하게 홈런을 쳐서 시원하게 이겼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도쿄=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