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3실점…야구대표팀 ‘지바 쇼크’

    김광현 3실점…야구대표팀 ‘지바 쇼크’

    [중앙일보] 입력 2019.11.13 00:04 수정 2019.11.1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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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이 12일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대만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3과 3분의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연합뉴스]

    김광현이 12일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대만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3과 3분의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이 대만에 충격 패를 당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3위)은 12일 일본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2차전에서 대만(4위)에 0-7로 완패했다. 조별리그부터 수퍼 라운드 1차전까지 4연승을 달렸던 한국은 대회 첫 패배를 당했다. 수퍼 라운드 성적은 2승 1패.

     
    한국은 왼손 김광현(31)이 선발 투수로 나섰다. 대만은 김광현을 겨냥해 오른손 타자 7명을 배치했다. 조별리그 캐나다전에서 최고 시속 151㎞ 강속구를 뿌렸던 김광현의 스피드는 이날 최고 147㎞에 그쳤다. 대만은 2회 초 2사 1루에서 9번 타자 가오위지예의 좌중간 2루타로 선제점을 올렸다. 이어 후친롱이 좌측 적시타를 때려 2-0을 만들었다. 김광현은 4회 1사 2루에서 왕셩웨이에게 또다시 적시타를 맞았다. 김광현은 3과 3분의 1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물러났다. 0-3이던 7회 초에는 원종현이 천쥔시우에게 3점포를 맞았다.

     
    홍이중 대만 감독은 “선발 투수 장이(25·일본 오릭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다. 장이는 시속 150㎞의 빠른 공을 앞세워 조별리그 베네수엘라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전을 앞두고 “장이가 감기에 걸렸다”는 소문이 퍼졌다. 일종의 연막 작전이었다.

     
    한국은 1회 말 박민우의 볼넷, 김하성의 투수 강습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장이가 보크를 범했다. 그러나 이정후·박병호·김재환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2회 말엔 양의지의 볼넷과 허경민의 안타가 나왔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장이는 7회 2사까지 안타 3개, 볼넷 4개를 내줬으나 무실점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마린 스타디움을 채운 대만 팬들은 장이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결국 한 점도 뽑지 못하고 패했다.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2차전(12일·지바)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2차전(12일·지바)

    대만 인구는 2300만명에 불과하지만 야구 수준은 상당히 높다. 한때는 2개의 프로리그에서 11개 팀을 운영할 정도였다. 아시아인 메이저리그(MLB) 단일 시즌 최다승(19승)을 세운 왕젠밍, 천웨이인(마이애미 말린스) 등 뛰어난 선수도 배출했다. 전력상 한국이 앞섰지만, 국제대회에서 이따금 대만에게 발목을 붙잡히곤 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대만에 일격을 당했다가 결승전에서 설욕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최근 대만은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다. 군대가 모병제로 바뀌면서 해외파들의 대표 차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아마야구를 주관하는 협회와 프로리그를 주관하는 연맹간의 분쟁도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번 대회에 최정예 멤버를 보냈다. 후친롱·린저슈엔 등 전직 메이저리거를 포함해 해외 경험이 있는 선수도 14명이나 합류했다. 조별리그 B조 경기를 직접 유치하는 등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대만야구 전문가 김윤석씨는 “한국이 일본에 경쟁심을 키우는 것처럼, 대만도 한국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대만에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도쿄 올림픽행 경쟁에선 여전히 한국이 앞서 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한국, 대만, 호주) 최상위 팀이 도쿄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공동 2위(2승1패), 대만은 4위(1승2패)다. 호주는 3패로 최하위다. 한국이 멕시코(15일)와 일본(16일)을 이긴다면 결승 진출은 물론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다.

     
    지바(일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