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도쿄스토리] '내 탓이오' 자책한 김현수·양의지, ”예방주사 맞았으니 다시 시작”

    [IS 도쿄스토리] '내 탓이오' 자책한 김현수·양의지, ”예방주사 맞았으니 다시 시작”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13 14:14 수정 2019.11.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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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대표팀 김현수와 양의지. 연합뉴스 제공

    야구대표팀 김현수와 양의지. 연합뉴스 제공


    "계속 이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앞으로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  
     
    충격적인 대만전 완패. 0-7로 패한 뒤 야구장을 빠져 나가는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착잡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1패는 그저 1패일 뿐. 아직은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 한국은 여전히 2승 1패로 대만(1승 2패)에 앞서 있고, 슈퍼라운드 풀리그는 두 경기가 더 남아 있다. 아시아지역 올림픽 출전권의 주인공도 마지막 날인 오는 17일에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심기일전이 필요하다. 대표팀 주장인 외야수 김현수(31·LG)와 주전 포수 양의지(32·NC)는 더욱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입을 모아 "우리가 잘 못해서 졌다"고 '내 탓이오'를 되뇌었다. 
     
    동기생인 둘은 나란히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양의지는 신인 2차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가까스로 이름이 불렸고, 김현수는 아예 육성선수로 입단해야 했던 사연마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지금은 프리에이전트(FA)로 이적해 각자 다른 팀에서 뛰고 있지만, 대표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과 여전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팀의 기둥이 된 둘의 존재와 역할은 이번 대표팀은 유독 활기차고 끈끈한 팀워크를 형성한 비결 가운데 하나다.  
     
    김현수는 대만전이 끝난 뒤 "계속 이길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막상 지니까 많이 아쉽다"며 "그냥 우리가 다 못한 게 패배 원인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잘 안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고 마냥 패전의 아픔을 곱씹고 있을 수만은 없다. "야구가 이런 거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지금 예방주사를 한번 맞았다고 생각하고, 이 아쉬움을 잘 잊을 수 있도록 선수들과 얘기를 잘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양의지도 마찬가지다. 대만전 선발 김광현이 3실점을 하고 조기 강판한 데 대해 "광현이는 정말 좋은 투수인데 내가 좀 더 공격적으로 리드했어야 했다"고 자책하면서 "9번 타자에게 너무 쉽게 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내준 게 후회된다. 상대가 선취점을 얻고 나서 자신감이 붙었는지 더 과감하게 치더라"고 돌아봤다.  
     
    한국 타자들을 6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대만 선발 장이에 대해서도 "우리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공이었는데, 1회 좋은 득점 기회에서 무너뜨리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김현수 역시 "처음 만나는 투수라 어렵긴 했지만,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우리가 생각보다 못 치니까 투수가 기가 살아서 더 잘 던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들을 잘 추스르는 것도 이제 고참이 된 김현수와 양의지의 몫이다. 국가대표 주장까지 맡게 된 김현수에게는 특히 더 그렇다.  
     
    그는 "후배들이지만 큰 경기도 많이 해본 선수들이고, 대표팀에 올 정도라면 이미 충분히 마음이 강한 선수들이라고 본다"며 "스스로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마음을 잘 잡아서 더 중요한 멕시코전(15일)을 잘 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행여 부정적인 기사나 댓글에 마음을 다칠까 우려해 "다음 경기까지 인터넷을 보지 말라"는 '실용적인' 조언도 남겼다.  

    양의지 역시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으니 다가올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지금은 중요하다"며 "야구는 하다 보면 한 번 질 수 있는 거니까, 남은 경기는 두 번 다 이기도록 해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첫 패배로 잠시 주춤한 한국은 14일 오후 공식 훈련으로 몸을 푼 뒤 15일 도쿄돔에서 멕시코와 슈퍼라운드 세 번째 경기에 나선다. 16일은 일본과의 풀리그 마지막 경기가 예정돼 있다. 그 결과에 따라 17일 결승전과 3·4위전 대진이 결정된다. 
     
     
    도쿄=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