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도쿄리포트] '日 관심집중' 한일전, 한국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IS 도쿄리포트] '日 관심집중' 한일전, 한국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14 15:39 수정 2019.11.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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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도쿄돔에서 훈련하고 있는 한국 야구 대표팀. 연합뉴스 제공

    14일 도쿄돔에서 훈련하고 있는 한국 야구 대표팀. 연합뉴스 제공


    한국 야구의 운명과 자존심이 걸린 한일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개최국인 일본은 16일 열리는 숙적 한국과의 승부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공식 훈련을 진행한 14일 도쿄돔에는 한국 취재진만큼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몰려 북적였다.  
     
    16일 한일전을 중계하는 일본 TBS와 17일 결승전 중계를 맡은 일본 TV 아사히 취재진이 특히 한국팀 더그아웃을 많이 찾았다. 일본 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본 경기가 없는 날이라 방송사들이 이 대회 특집 방송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며 "그래서 일본 언론이 한국 훈련을 더 많이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들을 향한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TV 아사히는 올해 KBO 리그 홈런왕 박병호(키움)와 에이스 양현종(KIA) 주니치 출신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키움)의 인터뷰를 차례로 요청하기도 했다. 공식 인터뷰에는 일단 이정후만 응했지만, 다른 일본 취재진들은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왼손 이승호(키움)와 중심 타자 김재환(두산) 곁에서 추가로 질문을 던지며 관심도 보였다.  
     
    한국은 2015년 열린 초대 프리미어12 우승국이다.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8회까지 0-3으로 뒤졌지만, 9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결국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그 후 한국과 일본이 프로 최정예 멤버로 맞붙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 대회가 4년 만에 찾아오는 한일전 진검승부다.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당시의 결과를 '굴욕'이라 여기고 있다. 공식 기자회견 때부터 "반드시 한국을 꺾고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기자는 "일본에선 한국전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며 "한국과 다시 결승전에서 맞붙는 데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귀띔했다.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훈련하고 있는 야구대표팀 조상우. 연합뉴스 제공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훈련하고 있는 야구대표팀 조상우. 연합뉴스 제공


    한국 선수들에게도 모처럼 맞이하는 한일전은 특별한 경기다. 프리미어12에서 대결하는 그 어떤 팀들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2015년 대회에서 일본과의 개막전에 불펜 등판했던 조상우(키움)은 "당시 점수는 안 줬지만 그리 깔끔하지는 못했다. 4년이 지났으니 이번엔 더 잘하고 싶다"며 "일본과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미 일본과 맞붙어 본 최정(SK) 역시 "우승을 해야 하니까 남은 경기는 진짜 다 이긴다는 마음이다. 선수들 모두 같은 생각으로 임할 것이고, 나도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한일전은 특히 선수들 마음이 좀 다르지 않겠나. 우리나라가 한일전 때는 유독 잘하니까 기대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 이정후가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 이정후가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처음 국가대표가 돼 일본 국가대표팀을 만나게 된 선수들은 기대 반, 긴장 반이다. '신예 좌완'으로 일본 언론의 관심을 받은 이승호는 "일본 선수는 스즈키 이치로밖에 잘 모른다. 도쿄돔에서는 항상 던지고 싶었고, 지금도 던지고 싶다"며 "한일전에 만약 나가게 된다면 진짜 영광일 것 같다. 감격해서 울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이영하(두산)도 "한일전에서는 잘하면 '영웅'이 되지만 잘못하면 '역적'이 되는 거 아닌가"라며 "부담스럽긴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또 그만큼 보람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정후에게 한일전은 익숙한 경기다. 다만 승리의 기억이 많지 않다. 그는 한국 취재진에게 "초등학교 대표팀 때 이후 일본을 이겨본 적이 없다. 청소년 대표팀 경기와 아시아프로로야구챔피언십 두 경기에서 모두 져서 현재 개인적으로 1승 3패"라며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고, 이번엔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정작 일본 언론이 한일전에 임하는 소감을 묻자 "2020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15일 멕시코전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먼저 신경 쓰고 있다"고 모범 답안을 내놓는 센스를 발휘했다.  
     
    물론 상대가 일본이라는 점에 신경쓰기 보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한 선수들도 있다. 김재환은 "일본 선수 이름은 대부분 알고 있다"면서도 "한일전이라 해도 팀이 이기는 것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외에는 다른 목표가 없다"고 했다. 김하성(키움) 역시 "한일전에 신경쓰기보다 매 경기 마지막처럼 집중하자는 게 팀 분위기"라며 "한일전만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 남은 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행여 홈팀과 숙명적 대결을 펼치는 과정에서 얻게 될 무형의 불이익은 경계하고 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일본 대표팀 경기를 유심히 보니 솔직히 우리 경기와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더라.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일단 우리는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자기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전 선발 투수로는 일단 양현종이 내정돼 있다. 현재 한국 대표팀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선발 카드다. 최 코치는 "양현종을 생각하고 있지만, 멕시코전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도쿄=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