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 둘러싼 김광현과 SK의 평행선

    [IS 포커스]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 둘러싼 김광현과 SK의 평행선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19 16:49 수정 2019.11.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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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2019 WBSC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한 한국야구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광현이 입국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정시종 기자

    18일 2019 WBSC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한 한국야구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광현이 입국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정시종 기자


    "제가 꼭 '트러블 메이커'가 된 것 같아요."  
     
    SK 김광현(31)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자 밝지 않은 표정으로 이렇게 푸념했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가 한창이던 시기다.  
     
    김광현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예선라운드가 끝난 뒤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더 늦기 전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 구단이 꼭 허락해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초 올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구단의 축복 속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었지만, 팀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놓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SK 구단의 기류가 '보내준다'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쪽으로 바뀌자 마음이 급해진 김광현이 심경 고백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이후 김광현을 둘러싼 상황이 예상보다 더 큰 이슈가 되면서 구단과 선수 모두 원치 않은 그림이 만들어지게 됐다. 국가대표 에이스로서 한창 대회에 임하고 있던 김광현은 물론이고, 본의 아니게 팀 에이스의 앞길을 막는 듯한 인상을 주게 된 SK도 서로 고민에 빠졌다. 김광현이 지난 12일 슈퍼라운드 대만전에서 선발 등판했다가 3⅓이닝 8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0-7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뒤에는 "개인 거취를 둘러싼 문제로 고민하다 대표팀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 때문에 김광현은 모든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아무래도 내가 메이저리그 도전 얘기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처럼 돼 버려서 그런 부분이 신경이 쓰이게 된 게 사실"이라며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이 문제를 더 이상 얘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마지막 힘까지 짜내 결승전까지 잘 마무리하고, 그 후에 내 문제를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만전은 결국 김광현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한국은 결승전에 양현종을 선발 투수로 내보냈고, 양현종이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한 뒤에도 김광현 대신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려 일본에 맞섰다. 그 후에는 조상우, 하재훈 같은 전문 마무리 투수들이 올라왔다. 김광현의 몸 상태, 혹은 마음 상태가 일본과의 결승전처럼 중요한 경기에 임하기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이었다.  
     
    김광현은 "몸 상태가 시즌 후반부터 계속 좋지 않았는데 그동안 참고 던졌다. 코칭스태프께 피곤하다고 말씀은 드렸는데, 아무래도 감독님께서 관리를 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그저 "굳이 무리 시키지 않았다"는 짧은 답변으로 설명을 대신했다.  

     

    어쨌든 대회는 그렇게 끝났고, 결국 김광현과 SK가 만나야 하는 시간이 왔다. 김광현은 결승전 직후 "귀국해서 구단과 얘기를 해야할 것 같다.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 대화를 다시 해봐야 한다"며 "가고 싶은 의지는 그대로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귀국 다음날인 19일 오전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내 구단 사무실에서 손차훈 SK 단장을 만나 약 한 시간 10분 가량 해외 진출 여부를 놓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SK 관계자는 "면담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고, 이를 통해 구단과 선수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선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 만큼, 이를 토대로 내부 논의를 거쳐 추후 김광현과 다시 만날 것"이라고 했다. 
     
    SK는 김광현과 지난 2017시즌을 앞두고 4년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첫 해는 김광현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뛰지 못했고, 지난해는 재활 후 첫 시즌이라 25경기에서 136이닝만 던지면서 관리를 받았다. 올해 사실상 처음으로 완전한 풀타임을 소화해 31경기에서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고 190⅓이닝을 소화했다.  
     
    김광현과 SK 사이에 남은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지만, 첫 1년을 뛰지 못했기에 다시 FA 자격을 얻으려면 2021시즌을 마친 뒤에야 가능하다. 투수로서 전성기가 지난 33세에야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광현이 구단에 대승적 차원의 허락을 요청하는 이유다. 그러나 올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SK 역시 김광현의 존재가 절실하기는 마찬가지다.  
     
    김광현은 면담 후 "구단과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 구단이 내부적 협의를 끝낸 뒤 다시 연락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스템(비공개입찰제) 신청 기한은 다음달 5일이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