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강백호에게 남겨진 공통·개별 과제

    이정후-강백호에게 남겨진 공통·개별 과제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20 06: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이정후(21·키움)와 강백호(20·KT)에게 2019 프리미어12 대회 경험은 값진 자양분이다.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뿐 아니라 보완점도 확인했다.  
     
    김경문호의 첫 항해는 절반의 성공이다. 프리미어12에서 아시아 2위를 차지하며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대회 최종전도 치렀다. 그러나 대만, 일본에 승리하지 못했다. 연이틀 열린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순위 결정전과 결승전은 완패했다.  
     
    위안은 투·타 모두 세대교체 초석을 다졌다는 것이다. 특히 2017, 2018시즌 KBO 리그 신인왕인 이정후와 강백호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후는 타격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표팀 주전으로 뛰었고, 대회 베스트11까지 선정됐다. 강백호는 일본 야구의 심장에서 차세대 거포의 등장을 알렸다. 선발 출전한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는 2안타·3타점을 기록했다. 기교가 좋은 일본 투수와의 승부에서도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을 잃지 않았다. 대표팀 선배들도 두 선수의 야구에 감탄했다.  
     
    김경문호는 박수받지 못했다. 일본전 2연패 탓이다. 전력 차를 새삼 확인했다. 2020년 올림픽 도쿄에서 열린다. 상대의 안방에서 들러리가 되지 않으려면 이번 대회를 교훈으로 삼고, 남은 기간 전력 향상을 노려야 한다.  
     
    이정후와 강백호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는 올림픽 대표팀도 승선이 유력하다. 리그 차기 시즌에 극심한 난조만 보이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보완이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정후의 타격은 나무랄 데 없다. 전임 타격 기계던 김현수(31·LG)보다 낫다. 그러나 경기 집중력 유지는 숙제다. 그는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대주자로 나섰지만, 안일한 주루로 득점에 실패했다. 5회 초 1사 만루에서 강백호의 우측 선상 타구가 야수에 잡혔지만, 타구와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태그업 뒤 쇄도를 했다가 홈에서 아웃됐다.  
     
    주루는 예선에서도 아쉬웠다. 6일 호주전 3회 말 타석에서 2루타를 친 뒤, 주자 김하성이 홈으로 쇄도한 사이 진루를 노렸지만 2-3루 사이에서 횡사했다. 자신도 "본헤드 플레이어였다. 이런 플레이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인정했다. 중요한 경기에서도 반복됐다.  
     
    결승전에서는 1회말 2사 1루에서 선발 양현종이 좌전 2루타를 허용했을 때, 담장을 맞고 흐른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좌측 외야까지 커버를 들어간 건 좋았지만 커트맨에게 한 송구가 부정확했다.  
     
    강백호는 실력 자체를 키워야 한다. 대표팀 코치진에 수비력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한다. 훈련 과정에서 그의 수비를 지켜본 김경문 감독은 "경기에 내보내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본무대에서는 대타 요원으로 활용했다.  
     
    우측 외야 수비가 가능한 선수 가운데 강백호의 타격감이 가장 좋았다. 그러나 수비 안정감을 포기할 수 없던 결승전에서도 선발로 내세울 수 없었다. 끌려가던 경기 후반에는 '장타'가 분위기를 바꾼다. 수비력에 의구심을 주던 강백호는 7회에야 타석에 섰다. 수비력 향상은 말처럼 쉽지 않다. 프로 데뷔 뒤 처음으로 외야 수비를 한 그에게 가혹한 숙제다. 그러나 일본전 설욕을 위해서는 그가 성장 해야 한다. 소속팀도 대의를 위해 선수의 포지션 전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두 선수 공통 과제는 포크볼(스플리터) 대비다. 정석에서 벗어난 투구폼, 정교한 제구만큼이나 상대 타자를 괴롭히는 일본 마운드 특유의 무기가 포크볼이다.  
     
    강백호는 결승전에서 대타로 나선 7회 초, 일본 셋업맨 카이노 히로시(23·소프트뱅크)에게 삼진을 당했다. 원볼에서 연속으로 들어온 몸쪽 포크볼에 모두 배트를 헛돌렸다. 2구째는 그답지 않은 스윙이었다. 결국 6구째 들어온 바깥쪽 속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포크볼에 승부 주도권을 빼앗겼다. 8회 나선 이정후도 야마모토 요시노부(21·오릭스)에게 3구 삼진을 당했다. 투 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포크볼에 배트를 헛돌렸다.  
     
    일본 마운드 셋업맨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투수들에게 한국 야구의 기대주가 나란히 삼진을 당했다. 구사할지 알고도 배트가 나간다는 포크볼. 구속과 낙폭이 KBO 리그에서 보기 쉽지 않기 때문에 대처력 향상도 요원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미리 매를 맞은 점은 자산이 될 수 있다. 그 순간을 잊지 않았을 것이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