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레이? 2015 이진영과 2019 정근우, 행보도 같을까

    리플레이? 2015 이진영과 2019 정근우, 행보도 같을까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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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근우가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IS포토

    정근우가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IS포토

     
    정근우(37)의 행보는 이진영(39) SK 타격 코치와 흡사하다. 유종의 미를 거둔 선배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을까.  
     
    2차 드래프트마다 베테랑의 이적이 논란이다. 보호 선수 명단(40인)에 주축 선수와 유망주를 묶는 게 순리고, 한 팀을 상징하는 선수는 40인 안에 포함되지 못해도 다른 팀에서 지명하기 부담스럽다. 그러나 종종 전 소속팀에서 신망이 두텁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떠난다. 2019년에는 한화에서 여섯 시즌을 뛴 전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가 그랬다.  
     
    4년 전에도 파격적인 이적이 있었다. LG 주장이던 이진영 코치가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2015시즌 최하위 KT가 1순위 지명권을 그에게 행사했다. 당시 LG팬의 원성은 매우 컸다. 현장 수장과 프런트 모두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었다. 대의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LG팬에 사랑을 받던 고참급 선수들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시선을 받아야 했다.  
     
    이 코치와 정근우의 이적 역사는 비슷하다. 두 선수 모두 SK에서 뛰며 왕조 구축에 기여했다. 포지션에서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았고, 가치를 인정받아 FA(프리에이전트) 계약으로 이적했다. 새 팀에서도 주전력과 고참 역할을 잘해냈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뒤에도 재계약을 했다.  
     
    FA 계약으로 이적한 팀을 떠나는 과정마저 비슷하다. 이 코치와 정근우 모두 2차 드래프트에 의해 현역 생활 마지막 불꽃을 태울 팀이 정해졌다. 사전에 보호 명단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소문이 돈 것도 같다. 다만, 이 코치는 예상대로 1라운드 1순위에 지명됐고, LG는 1순위로 두지는 않았다.  
     
    새 소속팀에서의 입지도 차이는 있다. 이진영 코치는 지명타자 자리가 비어 있었고, 주 포지션인 우익수로도 100이닝 이상 소화했다. 2000경기 출전-통산 2000안타와 3000루타 달성도 할 수 있었다.  
     
    반면 정근우는 주전을 장담할 순 없다. 주포지션인 2루수를 되찾았다. 한화에서는 1루수뿐 아니라 외야수도 했다. 그러나 최근 두 시즌(2018~2019년) 연속 700이닝 이상 소화한 1990년생 정주현이 있다. 내야진과 우타 대타 요원 보강 차원의 영입이다.  
     
    중요한 점은 현역 황혼기에 있는 선수의 존재 가치와 경쟁력을 인정한 구단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코치는 10구단, 신생팀 KT가 그를 영입하며 기대한 역할을 두루 해줬다. 더그아웃과 라커룸 리더 역할을 했다. 당시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고 싶다. 이 선수들의 성장을 보는 것도 내 즐거움이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경기에서도 관록을 보여줬다. 출전 기회가 줄었을 때도 중요한 순간에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KT는 팀 문화와 역사를 만들기 위해 그에게 은퇴식을 선사했다. 지도자의 길을 걷기 위해 정석을 밟았고, 친정팀인 SK에 타격 코치로 부임하기도 했다. 
     
    정근우는 이 코치와 같은 행보를 할 수 있을까. LG는 팀의 기둥인 박용택이 있다. 그러나 그를 제외하면 정근우가 최고참이다. 이미 이적한 팀(한화)에서도 주장을 맡았다. 새 소속팀에서도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 노쇠화 우려는 자신이 털어내야 한다. 이 코치는 마지막 팀에서 세 시즌을 더 뛰었다. 이 시기 모습에 따라 이상적인 뒷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리그 최고의 2루수,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한 축이라는 수식어가 여전한 선수다. 핀스트라이프를 입고 보여줄 모습도 기대를 모은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