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성훈, 수줍은 미소와 강렬한 눈빛이 인상적이던 투수

    故 김성훈, 수줍은 미소와 강렬한 눈빛이 인상적이던 투수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23 19:06 수정 2019.11.2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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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유망주 투수 김성훈이 세상을 떠났다. 야구계가 슬픔에 빠졌다

    한화 유망주 투수 김성훈이 세상을 떠났다. 야구계가 슬픔에 빠졌다

     
    2018년 퓨처스 올스타전 본 경기를 앞둔 울산 문수 구장. 故 김성훈(21)은 눈길을 끄는 선수였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김민호 KIA 코치의 아들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 배경이 없이도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엿보였다. 여느 신인급 선수처럼 몰려든 취재진에 쑥스러워했다. 그러나 투구에 관해서 얘기할 때는 눈빛이 변했다. 향상된 구속에 자신감도 전했다.  
     
    당시 그는 1군 데뷔를 앞두고 있었다. 외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 아내의 출산으로 휴가를 떠난 순번에 선발등판하기로 예정됐다. 한용덕 감독 체제 아래서 젊은 투수 다수가 기회를 얻었다. 2년 차던 김성훈도 기회를 잡았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등판해 6승을 거뒀다.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투수는 넘치지만, 그 가운데서도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1군 데뷔를 앞둔 김성훈은 "설렌다"고 했다. 가만히 있어도 미소를 머금고 있는 얼굴이라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부친인 김민호 코치 얘기를 애써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민망한 듯 보였다. 모친이 자신의 1군 등판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했다고는 했다.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예비고사를 잘 치러낸 김성훈은 2018년 7월22일, 삼성전에서 선발로 나서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2개. 탈삼진은 6개를 기록했다. 팀이 9회에 역전패를 당하며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그러나 한용덕 감독은 "시원하게 공을 던졌다. 대박이었다"고 극찬했다. 언론과 야구팬의 시선도 다르지 않았다.  
     
    당시 김민호 코치는 아들의 데뷔전 결과를 포털 사이트 기사를 통해서 확인했다. 프로 무대 입성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하면서 아들의 등판을 대견스러워했다. "외할머니와 엄마가 다시 누군가의 경기를 기다리고 응원할 수 있게 된 것이 기분 좋다"는 말도 남겼다.  
     
    김성훈은 2018시즌 남은 일정에서 네 번 더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은 성장통을 겪었다. 5월에는 꾸준히 구원 등판을 했지만, 이후에는 1군 진입과 등판 모두 들쑥날쑥했다. 15경기(1선발)·평균자책점 4.84.
     
    시속 150km 속구를 뿌리는 신장(186cm)이 큰 투수. 부진도 자양분이 될 수 있는 20대 초반. 평소에는 수줍은 미소, 경기 중에는 날카롭고 강렬한 눈빛을 보여줬다. 김성훈은 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투수였다.  
     
    그런 투수가 세상을 떠났다. 한국 야구는 원석을 잃었다. 선수와 부친의 소속팀 팬, 야구계 전체가 슬픔에 빠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