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등록이 목표”였던 정우영, 신인왕을 품다…KS 우승 목표

    ”1군 등록이 목표”였던 정우영, 신인왕을 품다…KS 우승 목표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25 16:56 수정 2019.11.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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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신한은행 MY CAR KBO시상식이 25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렸다. LG 정우영이 신인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2019 신한은행 MY CAR KBO시상식이 25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렸다. LG 정우영이 신인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LG 정우영(20)은 신인왕 시상식이 열린 25일 쉽게 잠들지 못했다. 평소보다 4시간이나 늦은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수상 여부를 확신할 수 없을 만큼 떨렸기 때문이다.  
     
    평생 한 번 밖에 수상할 수 없는 신인왕의 영예는 그에게 돌아갔다. 정우영은 2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총 550점 만점에 380점을 얻어, KIA 이창진(171점)과 전상현(154점)을 제치고 신인왕을 가슴에 품었다.  
     
    정우영은 "다른 신인왕보다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감격해했다. LG 출신으로는 1997년 이병규(현 LG 타격코치) 이후 무려 22년 만에 신인왕 수상자가 됐기 때문이다. 이 코치 전에 LG 신인왕 수상자는 1994년 유지현(현 LG 수석코치)이다. 정우영은 "유지현 코치님께서 '시상식에 가냐' '우리가 얼마 만에 받는 거지'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제가 받게 되면 22년 만입니다'라고 답했다. 코치님께서 '우와~22년 만이네'라며 놀라시더라"고 전했다.  
     
    특히 정우영은 2007년 임태훈 이후 12년 만에 순수 고졸 투수 신인왕을 수상했다. 그는 "날 뽑아준 LG 스카우트팀 덕분에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 구단 관계자와 모든 코칭스태프,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부모님과 누나(5명)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 신인왕 수상은 꿈조차 꾸지 못했다. 정우영은 1차 지명도, 2차 1라운드도 아닌 2019년 LG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했다. 그는 "사실 1군 진입이 목표였지, 신인왕은 꿈도 꾸지 않았다"고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MVP로 뽑혀 두각을 나타낸 그는 시범경기를 통해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고,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필승조를 넘어 셋업맨까지 올라섰다.  
     
    압도적인 신인왕 후보 1순위였다.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한때 최다 득표까지 다퉜다. 결국 고졸 신인 투수 최초로 베스트12(나눔 올스타)에 뽑혀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다. 전반기에는 원태인(삼성) 후반기에는 이창진과 전상현 등이 MVP 경쟁자로 꼽혔다. 정우영의 이름은 여기서 늘 빠지지 않았고, 그 역시 신인왕 수상 포부를 가슴속에 품고 뛰었다. 

     

    하지만 후반기 부진으로 수상을 확신할 수 없었다. 이런 부진에는 부상과 함께 신인왕을 너무 의식한 영향도 있다. 지난 9월 정우영은 "후보가 한 명씩 자꾸 나오니까 8월부터 다소 쫓기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최일언 코치님이 '전혀 급할 게 없다. 타이틀이나 성적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서 내가 쫓기는구나 싶었다"며 "이후 마음을 비우고 마운드에 섰다"고 말했다. 또 "후반기에 어깨 염증으로 한 달 정도 1군에서 빠졌는데 불안하고 신경이 쓰여 내 공을 던지지 못하고 실점했다"며 "이후 '(신인왕이) 물러갔다'고 생각했다"며 속내를 털어놓은 적 있다.  

    정우영은 56경기에서 4승6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첫 시즌을 마쳤다. LG가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있어 혜성 같이 등장한 그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 마무리 고우석(35세이브)과 함께 LG가 건진 최고의 수확이다.  
     
    정우영은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화려하게 등장했다. 포심 패스트볼에 비해 속도는 약간 느린 대신 공의 움직임은 더 큰 구종이다. 우타자 기준으로 몸 쪽으로 휜다. 정우영의 투심 패스트볼은 홈 플레이트 앞에서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여느 투수의 포심 패스트볼보다 훨씬 빠른 148㎞까지 스피드건에 찍힌다. 이미 빠른 공을 갖춘 만큼 내년에는 '커브' 습득에 도전한다.  

    입단 첫해 1군 등록의 소박한 목표(?)는 물론 신인왕, 올스타 베스트12, 포스트시즌 무대에까지 선 그는 더 큰 목표를 품고 뛸 계획이다. 정우영은 "양현종 선배님처럼 개인 타이틀 수상자로 다시 이 무대를 밟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였다. "LG가 1994년에 마지막으로 우승했다. 최대한 빨리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 그때 내가 주연이었으면 한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