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점퍼 입고 2루수로 돌아간 LG 정근우

    유광점퍼 입고 2루수로 돌아간 LG 정근우

    [중앙일보] 입력 2019.11.26 11:43 수정 2019.11.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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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데뷔 15시즌 만에 LG에서 새 출발하는 2루수 정근우. [사진 LG 트윈스]

    프로 데뷔 15시즌 만에 LG에서 새 출발하는 2루수 정근우. [사진 LG 트윈스]

    "감독님이 '세컨드(2루수) 되제?'라고 하시던데요."
    26일 서울 잠실구장. 유광점퍼를 입은 정근우(37)는 류중일 감독과의 대화 내용을 전하며 미소지었다. 프로야구 세 번째 팀 LG 트윈스에서 정근우가 원래 포지션인 2루수로 재도약을 다짐했다.
     
    LG는 지난 20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정근우를 지명했다. 정근우는 2017시즌 뒤 한화와 2+1년 FA 재계약을 했으나 40인 보호명단에서 빠졌다. 구단 옵션을 달성하지 못해 연봉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줄었고, 내야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LG에겐 '쏠쏠한 옵션'이었다. 정근우 개인에게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국가대표 2루수였던 정근우는 최근 2시즌 동안 1루수, 외야수로 나섰다. 마지막으로 2루수 선발 출전한 경기는 2018년 5월 31일 대전 NC전. 류중일 LG 감독은 정근우와 기존 2루수인 정주현을 번갈아 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음은 26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근우와의 1문1답.
     
    LG 2루수 정근우. [사진 LG 트윈스]

    LG 2루수 정근우. [사진 LG 트윈스]

    -LG에서 뛰는 걸 상상해 봤나. 
    "몰랐다. (2001년) 대학교 1학년 (고려대-연세대) 정기전 때 처음 와봤다. 야구장이 정말 크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시 와보니 설렌다."

     
    -밖에서 본 LG는.
    "이기고 싶은 팀이었다. 팬도 많다. 올해는 빠르고 투지가 넘치는 팀이었다. 그런 면이 저와 잘 맞는 것 같다. 내년에는 다른 팀들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LG의 단점? 올해 '원팀'으로 움직이는 걸 봤다. 그런 면에서 부러운 점이 많았다. 베테랑이라도 야구장에서 한 걸음 더 뛰면 된다. 주장 (김)현수가 워낙 솔선수범하니까, 저도 행동으로 돕겠다."
     
    -이젠 선수 생활 마무리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다.
    "예전의 기량이 올라올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노력해서 LG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해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

    -대학 후배 김용의가 롤모델로 자주 얘기했다.
    "제가 4학년 때 1학년이었다. 야구를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예전부터 했는데, 이뤄질 줄 몰랐다. (대학 3년 선배인) 박용택 형도 '너랑 같이 야구를 해본다'고 하더라. 환영해주는 선수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김)용의가 등번호(8번)을 양보할 수 있다고 했다. '프로 와서 8번 밖에 안 달아봤어'라고 했더니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알겠다'고 했다. 오뚝이 근성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어서 애착이 있다. (벤치클리어링 경험이 있는)정찬헌도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만났다. '반갑다고, 잘 지냈냐'고 했다."
     
    -한화 선수들은 아쉬워했다. 
    "후배들과 마음 속 얘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 진심을 알아준 것 같다. 팀은 옮겼지만 선수들과 계속 연락할 것이다. LG에서도 팀원들과 하나가 되겠다."
     
    -최근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햄스트링 등 부상이 많았다. 내년에는 준비 잘 해서 부상 없이 뛰겠다. 메디컬테스트도 충분히 합격할 것 같다. 마무리 훈련도 받았고, 몸상태도 괜찮다. 비시즌엔 아무래도 유연성이나 순발력 훈련을 하고 몸 상태를 스프링캠프까지 이어가려고 한다. 2루수 복귀 욕심이 크기도 하다. 내 몸이 (내게) 쉬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다. 명예회복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보고 싶다. 저를 필요로 해서 LG가 데려와주셨다. 열정이 솟아난다."
     
    -류중일 감독은 뭐라고 하던가.
    "사투리로 '세칸 되제?'라고 하셔서 '네, 됩니다'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