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잃은 한화, '독수리 한마당' 잠정적 취소…”추모 방법 깊이 고민 중”

    김성훈 잃은 한화, '독수리 한마당' 잠정적 취소…”추모 방법 깊이 고민 중”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26 16:41 수정 2019.11.26 18:46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망한 투수 김성훈(21)을 갑작스럽게 잃은 한화가 시름에 빠졌다. 선수단 워크숍에 이어 팬들과의 축제마저 잠정적으로 취소하고 추모 행사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화는 다음달 7일 대전 모처에서 팬들과 함께 하는 '2019 독수리 한마당' 이벤트를 열 예정이었다. 매년 12월마다 연례 행사로 열리는 이 이벤트는 한화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 호흡하면서 한 시즌을 정리하는 팬 감사 축제다. 매년 다른 테마를 정해 관련 행사를 마련해왔다. 선수들과 팬들이 직접 곁에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올해는 선수들과 팬들 모두 기분 좋게 축제를 즐길 수가 없다. 한화 소속 투수 김성훈이 마무리 캠프를 마친 뒤 아버지(김민호 KIA 코치)가 살고 있는 광주 집을 방문했다가 지난 23일 새벽 건물에서 발을 헛디뎌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 김성훈과 시즌을 함께 보내고 캠프를 함께 다녀 온 동료들은 깊은 충격에 빠졌다. 선수단이 버스를 타고 24일 단체 조문을 했고, 25일 이른 아침에 진행된 발인식에도 선수 대부분이 참여해 일찍 눈 감은 동료를 애도했다.  
     
    한화뿐 아니라 야구계 전체가 김성훈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2019 KBO 시상식에 앞서 참석자 전원이 김성훈을 애도하는 묵념을 했다. 또 KIA 양현종은 "(김민호) 코치님께서 이 선수(김성훈)를 거론할 때마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며 "그 친구가 이곳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하늘나라에서 반드시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김 코치의 애제자인 KIA 박찬호도 "코치님께서 언젠가 '너희들은 모두 내 자식들이나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며 "그 말씀대로 코치님을 정말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다. 꼭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스승에게 속 깊은 위로를 건넸다.  
     
    같은 유니폼을 입었던 동료들의 아픔은 더하다. 24일 이른 아침부터 입단 동기 김성훈의 빈소를 찾아 종일 울먹였던 한화 박상원은 26일 자신의 SNS에 수신자가 읽을 수 없는 편지를 썼다. 
     
    "형이 정말 많이 미안해, 성훈아. 시작을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좋았는데, 그 누구보다 믿고 의지했던 형한테 성훈이는 정말 든든하고 특별한 하나뿐인 친구같던 동생이였는데, 형이 데뷔전 첫 승리를 망쳐 버려서 정말 미안해. 그때 아무렇지도 않게 '그럴 수 있다'고 말해준 게 너무 고마웠어. 이제는 너와 함께할 수 없다는 게 형은 믿기지 않는다. 보고 싶다." 진심을 담은 동료의 글이 구단과 선수단을 다시 한번 울렸다.  
     
    결국 한화는 팬들과 함께 하는 연말 행사 개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발인식이 끝난 뒤 회의를 계속 한 결과 늘 축제 분위기로 열리던 '독수리 한마당' 행사는 아쉽게도 치르지 못할 것 같다. 잠정적으로 취소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며 "대신 선수들과 팬들이 떠난 김성훈 선수를 함께 애도할 수 있는 자리를 한 번쯤은 만들어야 할 것 같아 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상을 등진 김성훈을 추모하는 것뿐 아니라 남아 있는 선수들의 슬픔을 하루 빨리 추스르는 것도 구단이 해야 할 일이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 모두 크게 상심한 상황이라 선수단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너무 가라앉아 있다. 정말 슬픈 일이지만, 또 언제까지나 모두가 가슴 아파하면서 주저 앉아있는 것은 떠난 김성훈 선수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일단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팬들의 마음이다. 팬들이 김성훈 선수를 잘 떠나보낼 수 있고 선수들도 애도를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지 구단이 깊이 고민해 곧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