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이사회 제도 개선안 조건부 수용...관건은 샐러리캡

    선수협, 이사회 제도 개선안 조건부 수용...관건은 샐러리캡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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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 선수협 회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대호 선수협 회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KBO 리그의 변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2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총회를 열고 지난달 28일 KBO 이사회(제 6차)가 제시안 리그 경쟁력 강화 및 전력 상향 평준화를 위한 제도 개선 협의안을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이대호 선수협 회장은 "찬성 195표, 반대 151표가 나오며 이사회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사회의 배려가 엿보였고, 선수협도 프로 야구의 위기를 절감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KBO 실행위원회는 FA 등급제, 연한 단축 그리고 샐러리캡 제도 도입에 대해 합의를 하고 개선안을 선수협에 전달했다. 그러나 사흘 뒤인 24일에 선수협은 수용 불가 방침을 전했다.  KBO는 28일에는 6차 이사회를 열었고, 실행위원회의 그것과 제도 도입 시점만 다른 개선안을 다시 제안했다. 
     
    몇몇 고액 연봉, 스타 플레이어의 권익만 대변하며 '귀족' 노조로 비판받던 선수협이다. KBO 이사회는 "리그 전체의 성장을 위한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논의해 줄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며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했다. 그리고 선수협 주관으로 열린 플레이어스 초이스가 진행되기 전 선수 350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가결이 나왔다. 
     
    이사회는 FA 취득 기간을 단축하고, FA 등급제 도입과 보상 제도를 완화를 내세웠다. 최저 연봉을 3000만원으로 인상하고, 1군 엔트리 인원을 28명 등록·26명 출전으로 각각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이 지점은 저연차, 저연봉 선수를 위한 제도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등록하고, 종전 2명 출전에서 3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기존 주축이나 백업 선수 입장에서는 반가운 규정이 아니다. 그러나 이사회는 국내 선수의 출전 기회를 늘리기 위해 1군 엔트리 인원을 기존 27명 등록·25명 출전에서 28명 등록·26명 출전으로 각 1명씩 확대하기로 했다.
     
    선수협 입장에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던 제안이다. 안 좋은 여론과 함께 막다른 길에 몰렸고, 결국 수용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이날 이 내용에 대해 전한 이대호 선수협 회장의 말은 모호한 점이 있다. 그는 "이사회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도 "일단 금액, 조건 등 셀러리캡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 없다. 이 지점에 대해서는 선수협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조건부 수용이라는 얘기다. 타협이 되지 않으면 결렬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긍정은 하지 않았다. 그저 "향후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샐러리캡이 도입되면 저연차, 비주전 등 자리 보장이 없는 선수들이 불리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이대호 회장은 "대뜸 샐러리캡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당황스러웠다. 젊은 선수들은 기준점과 규모에 대해서 묻더라. 선수협도 이사회도 명확하게 제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야구계 위기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샐러리캡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FA 등급제, 연한, 취득 기간 단축 등도 제대로 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소지도 있다. 
     
    물론 이 회장은 "이사회도 양보하고, 다가와 주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수협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수용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만약 샐러리캡 도입을 명확하게 거부한다면 표심(心)에서도 나왔을 것이다. 일단 다른 개선안에 대해서는 수락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리그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행보가 선수협과의 협상 지점에서 답보를 거듭한 게 사실이다. 이 회장이 FA 도입 등 뜨가운 감자로 여겨지던 사안이 아닌 유독 샐러리캡만 강조된 점도 의아하다. 기싸움 의도도 엿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