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인터뷰]팬들과 약속, 기적 그리고 다음

    [유상철 인터뷰]팬들과 약속, 기적 그리고 다음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03 07:00 수정 2019.12.03 07: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2일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 시상식. 베스트포토상을 수상한 유상철 인천 감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2일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 시상식. 베스트포토상을 수상한 유상철 인천 감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유상철 감독과 인천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함께 기적을 일궈냈다. 

    강등권 후보였지만 유 감독과 인천은 투혼을 발휘하며 K리그1(1부리그)에 잔류했다. 인천은 지난달 30일 K리그1 최종전에서 경남 FC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10위를 확정지었다. '생존왕'다운 저력을 선보였다. 이번 잔류는 더욱 뜻깊었다. 유 감독이 췌장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인천 모두가 하나가 됐고, 이들 앞에 기적이 찾아왔다. 

    유 감독은 잔류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또 췌장암과 싸우고 있다. 그리고 유 감독은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대상 시상식'에 유 감독이 참석했다. 유 감독은 "사실 시상식에 오지 않으려 했다. 시선을 받는게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오기를 잘 한 것 같다. 컨디션이 좋을 때 이렇게 와서 시상식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먼저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시간이 많았다면 팀을 차근차근 만들 수 있었는데 5월에 부임했다. 짧은 시간 안에 팀을 만들어야 했다. 이 부분이 조금 부담됐고,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따라와줬고, 구단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구단이 파격적으로 지원해줬다. 인천에 오면서 세운 첫 번째 목표가 잔류였다. 이를 달성한 것에 만족을 한다. 돌아보면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좋았던 부분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잔류 전쟁을 치르면서 유 감독은 스스로 한 단계 발전했음을 느꼈다. 그는 "감독은 욕심이 있다. 이 욕심이 화를 부를 때가 있다. 올 시즌 이런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경험이 생긴 것 같다. 안 되는 것을 억지로 잡고 있는 것 보다 내려놓으면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도 부드러워진다. 안 내려놓고 잡고 있으면 생각과 시야가 좁아지고 판단이 흐려져 독이 된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인천 선수들에게 고마움도 표현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제일 힘들었다. 본인들도 이기고 싶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데 그렇게 안 될 때가 있었다.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이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잔류를 가지고 왔다. 선수들이 고생했으니 잘 쉬웠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 감독은 더 이상 인천이 '생존왕'이 아니기를 바랐다. 그는 "잔류 전쟁을 4년 동안 했다. 나는 못할 것 같다. 이런 건 4년으로 끝내고, 내년에는 되풀이되지 않게 잘 준비를 해야 한다. 잘 쉬면서 잘 준비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팀 인천과 함께 유 감독 본인의 다음도 기약했다. 유 감독은 팬들에게 회복할 것이라 약속했다. 유 감독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암과 싸우고 있다. 또 한 번의 기적을 기다린다. 그는 "팬들과 약속 지켜야 한다. 반드시 지킬 거다.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 사례를 보면 의학이 발달됐고, 약이 좋아져 좋은 사례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겨내는 것이다. 치료를 받고나면 하루하루 컨디션이 바뀌기는 하지만 잘 이겨낼 것이다. 잘 버텨낼 것이다. 팬들이 걱정과 응원의 목소리를 내주고 있다.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항암치료를 버텨내야 한다. 유 감독은 "항암치료를 2박3일 정도 한 뒤 퇴원했다 다시 항암치료를 받으러 입원한다. 수술을 할 단계를 넘었다. 꾸준히 항암치료를 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체력이 있어야 버틸 수 있다. 잘 먹어야 되는데 잘 먹히지가 않는다. 그래도 꼭 버텨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