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표절 의혹 브랜드 밀어주는 '무신사'

    디자인 표절 의혹 브랜드 밀어주는 '무신사'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03 07:00 수정 2019.1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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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패션업계를 뜨겁게 달고 있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디자인 표절 논란이 10대들이 열광하는 온라인 패션커머스 기업인 무신사로옮겨붙고 있다. 업계는 무신사가 '카피 관리팀'을 따로 둘 만큼 디자인 표절 문제를 고민했던 과거와 달리, 디자인 표절 의혹을 받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하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적극적인 협업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계속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자인 표절 의혹  
      
    패션업계는 최근 아웃도어 라이프 패션 브랜드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디자인 표절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일부 의류 디자인이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시그니처 디자인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노스페이스와 스톤아일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티션(이하 디스커버리)'와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해 눈총을 받고 있다.  

    A 의류 업체 관계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믿고 사는 베스트 아이템’이라면서 파는 제품 중 디스커버리와 비슷한 디자인의 점퍼와 패딩이 상당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같은 업자가 봐도 ‘이건 좀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의류 디자인은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표절이 의심된다고 해도 이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소송 비용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K패션 업계가 표절 당했다고 생각하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못하는 이유다.

    패션업계는 그동안 표절에 관대한 편이었다. "패션은 카피를 통해 성장해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 비슷한 디자인을 내보내고 이를 통해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인 샤넬과 루이비통, 프라다 등은 디자인 표절과 상표권 도용 등 지식재산권을지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K패션도 마찬가지다. 국내 업계 전반에도 ‘너도 하니까 나도 한다’는 디자인 표절 분위기에서 ‘지킬 건 지켜주자’는 목소리가 강화되고 있다.  
     

     

    무신사, 표절 논란에도 내셔널지오그래픽 마케팅 적극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반복되는 표절 의혹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표절 의혹은 모르쇠로 일관하지만, 패션유통 업계의 공룡으로 떠오르고 있는 무신사와의 협업은 열심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달 말 표절 의혹이 불거진 뒤 며칠 지나지 않아 ‘무신사 내셔널지오그래픽 패딩 랜덤 쿠폰 퀴즈 정답 공개' 보도자료를 쏟아냈다. 그 사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표절을 거론한 기사들은 하단으로 밀려났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8월 디자인 유사 논란이 있었을 때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처했다.  

    A사 관계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무신사를 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신사 덕을 크게 본 브랜드”라면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히트템인 ‘카이만 덕 다운벤치재킷’도 무신사와 손잡으면서 10대 사이에 빠르게 인지도를 키웠다”고 말했다.

    업계는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선 브랜드에 대한 진중한 고민보다 마케팅만 몰두하는 무신사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01년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2019년 2조2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유니콘 기업이 됐다. 지난달에는 미국계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2000억원가량을 투자받았다.  

    무신사의 화려한 성공 뒤에는 무신사의 패션 감각과 정신을 사랑하는 소비자가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른바 ‘동대문 패션’이라면서 무시 받던 도메스틱 브랜드를 발굴하고 멋스럽게 포장하는 무신사의 안목을 좋아했다.  

    또 브랜드와의 상생을 고민하고, ‘카피 관리팀’을 만들어 디자인을 표절한 브랜드는 과감하게 퇴출하겠다던 조만호 무신사 대표를 응원했다.  

    아웃도어 의류 B사 관계자는 “요즘 패션업계에서는 ‘무신사 아니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신사의 영향력이 커졌다”며 “몸집을 불린 무신사가 이제 더는 디자인 표절 의혹이라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인가 싶어 아쉽다"고 말했다.
     
     


     
    무신사, 표절 논란에도 판매 의지…"소비자가 판단할 것"
     

    무신사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디자인 표절 논란에 대해 소비자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2일 “무신사는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스토어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브랜드명과 상품명, 이미지 검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중 판매되고 있는 유사 상품이 없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디자인의 상당한 유사성이 인정될 때 브랜드에 요청하여 직접 소명할 기회를 주고 있다"며 "디자인 카피뿐 아니라 가품 및 위조품 판매를 막기 위한 커뮤니티 운영 및 정책을 지속해서마련 중이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디자인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소비자 스스로 구매 판단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이슈가 되고 있다"며 "그에 따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