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넘어선…' 라미란·이정은·염혜란의 전성시대

    '조연 넘어선…' 라미란·이정은·염혜란의 전성시대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03 08:00 수정 2019.1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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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이상 '조연'이란 말이 아까운 여배우들의 전성시대다.

    조연으로 불리던 유해진·곽도원·조진웅 등은 이제 드라마·영화계에서 주연으로 우뚝섰다. 기나긴 무명과 단역, 조연을 거쳐 빛을 본 이들 자체로 연예계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그럴때도 여자들은 없었다. 상대적으로 남자를 선호하던 탓에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하던 여배우들도 영화에서는 롤이 작아졌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고 트렌드가 바뀌었다. 라미란을 시작으로 이정은과 염혜란까지. 이들은 작품의 웃음이 아닌 중심이 돼 비중있는 역할로 나섰다. 단순한 임팩트가 아닌 끝까지 작품을 이끄는 중심축.
     
    세 여배우 중 시작은 라미란이 끊었다. 2015년 '응답하라 1988' 이후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부암동 복수자들' '우리가 만난 기적' 등 주연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걸캅스'로 당당히 '원 톱' 자리를 따냈다. 영화는 162만명의 관객을 동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라미란은 기세를 이어 서현진과 주인공으로 나서는 '블랙독'까지 이제는 어딜 세워도 든든한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의 최고 발견은 누가 뭐라해도 이정은이다. 2015년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보살 서빙고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고 그해 영화 '검사외전' 속 선거유세장에서 강동원과 막춤을 추고 신혜선과 잘해보라고 등 떠밀던 사람. '미스터 션샤인' 속 함안댁과 '눈이 부시게' 김혜자·한지민의 엄마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정점은 영화 '기생충'에서 찍었다. 가정부 문광을 연기, 영화 후반부는 이정은이 책임졌다고 해도 될 만큼 소름끼치는 열연이 잇따랐다. 상복도 터졌다.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조연상을 시작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이정은의 한 해를 보냈다.
     
    염혜란은 아직 두 사람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도깨비'에서 김고은(지은탁)을 괴롭히는 세상 못 된 이모로 영화 '증인'에서 소름끼치는 반전의 인물로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에서 변호사 홍자영을 연기하며 연기 꽃이 활짝 피었다. 남자 앞에서 더 주체적인 성격이 돋보이는 매력 넘치는 여성으로 '국민 누나'라는 타이틀까지 따냈다.
     
    올해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한 세 배우. 이들이 늦게 빛을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기력이다. 연극 무대에서 다져진 기본기와 수십차례 단역으로 익힌 현장감은 돈 주고 들을 수 없는 트레이닝. 그러다보니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었다.
     
    그 중 막내인 염혜란은 여배우들의 대세 흐름에 대해 "사실 '동백꽃 필 물렵'에서 홍자영을 맡았다는 것부터 흐름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5년 전만 해도 선배들을 포함해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았다. 선배들에게 힘들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은 시대적으로 분위기 자체가 새로운 얼굴을 원한다. 전문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창작자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선배들이 잘 닦아놓은 길을 편하게 가고 있다. 길이 열렸으니 좋은 가능성을 가진 사람도 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