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팀동료의 존재, 트로피 쟁취+성장 동력

    롤모델·팀동료의 존재, 트로피 쟁취+성장 동력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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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박민우가 2루수 부문을 수상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박민우가 2루수 부문을 수상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그저 돈이 아니다. 선수들은 영광을 좇는다. 앞서 최고로 인정받은 선수를 가까이에서 접하는 건 가장 큰 동기 부여다. 

     
    박민우는 지난 9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데뷔 처음으로 주 포지션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이전까지 그는 '박대리'라는 별명이 있었다. 2015년에는 팀 선배이자 외야수 부문 수상자인 나성범(30)을 대신해 단상에 올랐다. 2016년에도 1루수 부분 수상자 에릭 테임즈가 불참한 탓에 대신 나섰다. 
     
    박민우는 그저 행사에 구색을 위해 나서지 않았다. 직접 잡아본 골든글러브 트로피는 묵직하고 멋있었다. 두 차례나 동료의 이름이 불린 상황에서 쥐다 보니 더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생각했다. '선수 생활을 마치기 전에 한 번은 받아 보고 싶다'고 말이다. 
     
    올 시즌 그는 적수가 없었다. 유효 347표 가운데 305득표, 득표율 87.9%로 최고 2루수로 선정됐다. 시상식 전 만난 그는 수상이 확정적인 상황에서도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름이 불리지 전까지 어쩔 수 없다"며 말이다. 그만큼 간절했다. 
     
    선배이자 동료인 나성범을 따랐고, 누구보다 외인 선수와 가깝게 지낸 선수다. 그리고 동료의 영광을 남의 일로 보지 않았다. 황금장갑을 자신의 것을 취하고자 하는 마음은 장기 레이스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료의 행보는 가장 명확한 동기부여였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포수부문을 수상한 양의지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규 기자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포수부문을 수상한 양의지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규 기자

     
    최고 선수, 최고 포수인 양의지(32·NC)는 리그 최고의 선수 2명을 바라봤다. 자신이 신인왕을 받은 2010년 시상식에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대호에게 눈길을 뒀다.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를 보며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리고 올 시즌 이만수 전 SK 감독에 이어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오르는 등 타격 3관왕을 해냈다. 그는 지난달 열린 2019 KBO리그 시상식에서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영광이다"고 했다. 
     
    양의지는 꾸준히 라이벌 관계로 여겨진 강민호(34·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2019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자가 되며 통산 다섯 번째 영광을 안았다. 강민호와 같다. 양의지는 "수상 회수가 같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입단 초기부터 보고,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많이 배운 선배와 나란히 섰다는 게 무척 기쁘다"고 했다. 
     
    최근 여섯 시즌 가운데 다섯 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양의지다. 자신과 국가대표 포수 수식어를 양분한 선배의 영향력을 가볍게 보지 않았다. 
     
    2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이정후(21·키움)는 부친 이종범 전 LG 코치의 등 뒤를 보면서 자랐다. 수년 째 2인자에 머무르고 있는 한 포지션 정상급 선수는 "언젠가 원톱 구도를 깨보고 싶다. 그 선배에게 다가서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KBO 리그 골든글러브는 수비 지표가 반영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해마다 논란이 있다. 그러나 수상자가 드러나면 이견이 많은 편은 아니다. 매년 각 포지션 한 명에게만 주어는 상. 최근 수년을 돌아보면 2~3명이 나눠 가졌다. 그래서 다른 선수에게는 더 동기 부여가 된다. 팀 동료, 롤모델이라면 그 열망이 더 커진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