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에 김재환 그리고 김하성…봇물 터진 해외 진출

    김광현에 김재환 그리고 김하성…봇물 터진 해외 진출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1 06:00 수정 2019.12.1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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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그대로 봇물이 터졌다. KBO 리그 선수들의 해외 진출 러시가 본격화된다.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최근 잠잠했다. 2017년 1월 황재균(32·현 KT) 이후 명맥이 끊겼다. 당시 황재균은 FA(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넜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범위를 좁히면 2015년 12월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33·현 키움)가 마지막이다. 두 선수 모두 미국 무대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도 더 없었다. 국내 FA 시장이 과열되면서 해외로 떠나는 것보다 국내에 남는 걸 선택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찌감치 SK 에이스 김광현(31)이 도전을 천명했다. 김광현은 FA 계약이 1년 남아있지만 구단 허락하에 포스팅으로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두산 간판타자 김재환(31)이 합세했다. 당초 김재환은 포스팅 자격(7년)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뒤 국제대회인 프리미어12에 출전하며 등록 일수 60일 혜택을 받아 극적으로 요건을 갖췄다. 두산은 고심 끝에 김재환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6일(한국시각) 김광현과 김재환에 대한 포스팅을 동시에 공시한 상태다.
     
    이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키움 유격수 김하성(24)은 9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2020시즌이 끝나면 해외 진출) 자격이 되고 구단에서도 허락을 했다. 오늘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깜짝 발언했다. 2014년 1군에 데뷔한 김하성은 내년 시즌을 마무리하면 7년 조건을 충족해 포스팅이 가능하다. 해외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렸고 의사를 확실하게 했다. 그는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면 누가 나가겠다. 도전은 일단 부딪히는 거다"고 강조했다. 키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협의해 포스팅을 수락했다"고 했다.
     
    나성범(30·NC)의 해외 진출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나성범은 2019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이 가능한 7년을 채울 수 있었다. 이미 대리인으로 메이저리그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까지 선임했던 상황. 그러나 5월 3일 경기 중 주루 과정에서 오른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돼 1군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정상적으로 2020시즌을 보낸 뒤 포스팅 자격을 충족해 해외 진출을 시도할 게 유력하다. 이밖에 내년 FA 자격을 얻는 양현종(31·KIA)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당장 1년 뒤가 아니더라도 '탈 KBO 리그'를 생각하는 선수는 꽤 많다. 이정후(21·키움)와 강백호(20·KT)는 신인 시절부터 붙박이 1군으로 활약 중이다. 국가대표로 차출돼 1군 등록 일수 혜택도 받으면서 해외 진출 도전 요건을 빠르게 채우고 있다. 이정후는 9일 시상식에서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나이를 먹어 해외에 나갈 실력이 되면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도전을 하더라도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게 아니라 금의환향을 한다. 부담 없이 갈 수 있다. 돌아오는 길이 마련돼 있으니까. 가서 성공하면 대박이고 실패를 해도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황재균은 미국에서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않고 돌아왔지만, KT와 총액 88억원(계약기간 4년)에 계약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김 위원은 "중간에 에이전트가 있는 거도 크다. 에이전트로선 선수 한 명이라도 해외에 보내면 성공 여부를 떠나 돈이다. 누구든 나서서 하려고 할 것"이라며 "알아서 이적이 가능한 구단을 연결해주고 어떤 곳이 좋은지 계산까지 해준다. 필요한 모든 것을 담당한다. 정보력 쪽에서 선수들이 직접 하는 거랑 다르다. 조건만 되고 받아주는 팀만 있으면 앞으로도 많이 나갈 거다"고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