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김하성과 이정후는 계획이 다 있구나

    [IS 포커스] 김하성과 이정후는 계획이 다 있구나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1 15:49 수정 2019.12.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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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과 이정후. IS포토

    김하성과 이정후. IS포토

     
    이제 갓 20대 초중반인 젊은 선수들. 그런데 벌써부터 한국 야구의 미래가 아닌 현재, 그 중에서도 최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키움의 골든글러브 듀오 김하성(24)과 이정후(21) 얘기다. 
     
    둘은 지난 9일 열린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각각 유격수 부문과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지난달 끝난 2019 프리미어12에서도 국가대표 주전으로 활약했다. 한국은 우승을 놓쳤지만, 프리미어12를 주최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은 김하성과 이정후를 대회 베스트 11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특히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계획이 다 있다'는 점에서 과거 야구만 잘했던 선배들과 많이 다르다.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9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키움 김하성이 유격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9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키움 김하성이 유격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

     
    김하성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난 뒤 "내년 시즌이 끝나고 해외 진출 자격을 얻으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2014년 프로에 데뷔한 김하성은 2020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7시즌을 꽉 채우게 돼 구단의 승인을 얻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이미 김하성의 에이전트가 최근 구단과 합의도 마쳤다.  
     
    단, 무턱대고 도전장을 던지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하성은 올해 타율 0.307, 홈런 19개, 104타점을 올렸다. 타율과 타점은 만족스러웠지만, 반발력을 낮춘 공인구 영향을 받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기록했던 20홈런을 돌파하지 못했다. 스스로 '장타력 보강'을 해외 진출의 열쇠로 여기고 있다.  
     
    그는 "물론 해외 진출은 내가 잘해야 추진할 수 있다"며 "올해와 비슷한 성적을 내선 힘들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그렇지 않다면 내년 시즌을 마치더라도 시기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만약 한국에서 계속 뛰게 된다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공개했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최종 결정을 하겠다는 얘기다. 
     
    김하성과 함께 팀의 기둥으로 성장한 이정후도 마찬가지다. 목표는 크게 잡되 허황된 꿈은 꾸지 않는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시상식 전 이정후가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시상식 전 이정후가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내년이면 입단 4년차가 되는 이정후가 해외 진출 가능 자격을 얻으려면 2023시즌 이후에나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프리미어12 당시 일본 언론이 '한국의 이치로'라는 별명으로 부를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메이저리그에서도 전설적 선수로 우뚝 선 스즈키 이치로처럼, 이정후도 공·수·주를 모두 겸비한 천재 대형 외야수로 빅리그에서 뛸 만한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였다. 이정후에게 벌써부터 해외 도전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진 이유다.  
     
    신중한 이정후는 이와 관련해 이미 플랜 A와 플랜 B를 모두 정해 놓았다. 그는 "아직 시기가 너무 많이 남았고, 해외에서 뛰려면 내가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물론 나중에 실력이 되면 해외에서 뛰어 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 어렸을 때는 일본 진출도 꿈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고등학교 때부터 쭉 지켜 봐온 메이저리그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포부가 원대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이기도 하다. 이정후는 "관건은 해외 진출 시기가 왔을 때 내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한 실력이 되느냐에 있다"며 "앞으로 다치지 않고 꾸준히 뛰어서 해외 진출 가능 연도를 앞당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만약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한국에 남아 이루고픈 목표가 따로 있다. "굳이 해외에 무리해서 나갈 것 없이 한국에 남아 역대 최초의 3000안타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김하성와 이정후는 그야말로 KBO 리그의 '신 인류'다. 비시즌에 선수들끼리 만나도 술 대신 커피를 마실 정도로 몸 관리에 철저하고, 당장 다음달과 다음시즌이 아니라 10년, 20년 뒤의 미래까지 일찌감치 계획한 뒤 성실하게 그 길을 걷고 있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려갈 수 있는 재능과 의지, 열정을 모두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직 젊은 김하성과 이정후가 진짜 '프로'로 느껴지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