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700만원 '프로야구 시즌권' 이젠 개막 후에도 환불된다

    최대 1700만원 '프로야구 시즌권' 이젠 개막 후에도 환불된다

    [중앙일보] 입력 2019.12.12 12:00 수정 2019.12.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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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지난 10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지난 10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LG트윈스 ‘골수팬’인 직장인 박주연(38)씨. 직장인이지만 어떻게든 퇴근 후 홈경기를 ‘직관’하려고 올해 연간 시즌권을 샀다. 지정 테이블 석에 앉을 수 있는 시즌권 가격은 310만원이지만 큰맘 먹고 질렀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회사 야근이 늘면서 경기를 볼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시즌 증간 구단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 “약관에 따라 시즌 개막 이후 환불을 받으실 수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는 프로야구단 시즌권 환불 규정을 손보기로 했다. 시즌권은 정규 시즌 6개월 동안 각 구단이 주관하는 홈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회원권이다. 올 시즌 최저가 5만2000원(한화 원정구단권)에서 677만원(기아 중앙테이블 석), 최고가 1734만원(SK 가족석)에 달한다.
     
    롯데 자이언츠ㆍ삼성 라이온즈ㆍ넥센(키움) 히어로즈ㆍ한화 이글스ㆍKT 위즈ㆍLG 트윈스ㆍNC 다이노스ㆍSK 와이번스 등 8개 야구단은 공정위 시정 명령에 따라 내년부터 야구 시즌이 개막한 뒤로도 시즌권 구매 취소ㆍ환불이 가능하도록 약관을 바꿨다.
     
    구체적으로 기존에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시즌권 환불 불가 조항을 갖고 있었다. 시즌 개막 이후 또는 임의로 정한 기간(구매ㆍ판매ㆍ취소 기간, 구매 후 14일, 구매 후 3개월 등)이 지났다는 이유로 구매 취소ㆍ환불이 불가하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두산ㆍLG는 시즌권 약관에 구매 시 아예 환불이 불가능하도록 규정했다. 한화ㆍ롯데ㆍ삼성ㆍNC 등 6개 구단은 개막 후, 또는 임의로 정한 기간이 지나면 구매 취소ㆍ환불이 어렵게 했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시즌권 구매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계속 거래’로서 다른 법률에 별도 규정이 없는 한 계약 기간에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개정 약관에서 시즌권 판매금액에서 시즌 개시 후 경기로부터 환불을 요청한 날짜까지 경기 수에 좌석 등급별 1경기 정상가격을 곱한 금액과 판매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제외한 뒤 환불토록 했다. 쉽게 말해 못 볼 경기만큼 환불해준다는 뜻이다. 롯데 자이언츠 사례를 보자.
     
    시즌 티켓의 취소ㆍ환불은 구매 후 14일 이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2019년 3월 23일 14시 이후에는 취소ㆍ환불 불가합니다(기존 약관)→시즌 티켓 환불은 판매금액에서 시즌 개시 경기로부터 환불 요청 도달일까지 경기 수에 좌석 등급별 1경기 정상가격을 곱한 금액과 판매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제외한 후 환불이 이뤄집니다. 단, 시즌 티켓구매 혜택으로 제공되는 사은품 반환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준용해 처리합니다(개정 약관).
     
    각 구단이 개정한 약관은 2020년 시즌권 판매 시부터 적용한다. 이태휘 과장은 “소비자 권익을 보장하고 건전한 스포츠 관람 문화를 확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