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박용우 ”배우로서 조은지, 보자마자 좋았다”

    [인터뷰①] 박용우 ”배우로서 조은지, 보자마자 좋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3 17:30 수정 2019.12.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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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우

    박용우

    블랙 코미디 장르를 소화하긴 쉽지 않다. 울면서 누군갈 웃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데뷔 25년 베테랑 배우 박용우(48)에겐 예외다.  
     
    블랙 코미디 장르의 영화 '카센타(하윤재 감독)'에는 박용우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겼다. 박용우가 연기한 재구는 돈도 없고 명예도 없고, 친구도 없는, 시골 마을에서 가장 지질한 남자다. 번지르르한 외모 하나로 귀한 딸 순영(조은지)을 꼬여냈다는 이유로 처가에서도 소 닭 보듯 한다. 궁지에 몰린 그는 결국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고, 돈과 욕망의 수렁에 빠지며 점차 변하게 된다. 박용우는 재구의 변화를 차근차근 그려낸다. 비극적인 재구의 인생에서 씁쓸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하윤재 감독이 그려놓은 그림에 카센터 일을 하며 때가 꼬질꼬질하게 낀 손으로 색을 채운다.  
     
    '카센타' 스틸

    '카센타' 스틸

     
    -영화를 세상에 내놓으며 어떤 마음이었나.  
    "떨린 적은 없는 것 같고 설렌다. 시사 전날도 잠 한 숨 못 잤다. 정말 설레서. 그냥 이 영화가 좋다."  
     
    -처음엔 '카센타' 출연 제의를 고사했다던데.  
    "처음 감독님을 봤을 때 '고집이 세다'고 생각했다. (고사한) 그 후 저는 여행을 떠났는데, 열흘 정도 지나고 메일로 따로 수정된 시나리오를 보내주셨더라. 사실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제 할 말만 하고, 감독님은 감독님 할 말만 했다. 그리고 나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메일로 (수정된 시나리오를) 보내주셨다. 제가 이야기한 것이 90% 반영됐더라. 디테일한 것까지 다. '이 사람이 내 이야기를 들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인상에서) 오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첫 만남은 그러했으나, 촬영 현장에서 하윤재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받았다고 들었다.  
    "저도 가끔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신뢰를 갖는 사람이 있다. 그냥 그렇게 된다. 예를 들어, 조은지를 사적으로 잘 안다고 할 수 없지만 배우로서는 보자마자 좋았다. 처음 '달콤살벌한 연인'에서 만났고, 임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만났을 때도 그냥 좋았다. 감독님도 (나에 대해) 굳이 그런 기분이지 않았을까."  
     
    -'카센타'를 자평하자면.  
    "영화를 두 번 봤다. GV에서 보고, 시사에서 봤다. 두 번 보니 이성적으로 머리가 돌아가더라. 관객들의 반응도 보게 되고, 소품이나 미술, 감독님의 세계도 보게 된다. 처음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재구와 순영, 두 인물에 집중했다. '진짜 저 사람들 비루하다. 쯧쯧'하며 헛웃음이 나왔다. 나중에 점점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정말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짠했다. 오랜만에 제 작품 보면서 울었다. 고생해서 눈물이 나온 게 아니라 인물이 비루하고 안 됐더라. 감추고 싶은 속내의 슬픔, 눈물이 저의 마음을 움직였다. 제가 출연했지만 저를 잊어버리고 영화를 했다."  
     
    -'카센타'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명확한 주제라고 할 순 없지만, 근사치에 가까운 요약 중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자 하는 사람들의 웃픈 이야기'다. 다들 이렇게만 살면 행복할 것 같고, 다 잘 풀릴 것 같고, 이런 건 다 자기들 생각이다. 짧게 등장하는 식당 동네 아줌마들조차도 자기 식대로만 답을 내린다."  

    >>[인터뷰 ②] 에서 계속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