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 윤지혜 폭로로 드러난 영화계 이면

    ”터질 게 터졌다” 윤지혜 폭로로 드러난 영화계 이면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7 08:00 수정 2019.12.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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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흡' 스틸 윤지혜

    '호흡' 스틸 윤지혜

    배우 윤지혜의 폭로로 일부 영화 촬영 현장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났다. 노동 환경의 개선을 부르짖으면서 먼저 열정 페이의 허점을 이용하는 형국이다.  

     
    윤지혜는 지난 14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SNS를 통해 영화 '호흡(권만기 감독)'을 촬영하며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끔찍한 경험이었다'면서 '호흡'을 '불행 포르노'라고까지 묘사했다. 그는 △촬영 중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가운데 주행 중인 차에서 하차해야 했고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을 하다 쫓겨났으며 △행인은 전혀 통제되지 않았고 △일부 스태프와 단역의 휴대폰이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등 배려 없는 상황이 이어졌으며 △무리한 마케팅을 했다고 주장했다. 두번째 올린 글에서는 100만원이라는 형식적인 개런티를 받았으며, '최소한의 세팅이 이루어지지 못한 현장에서 그 모든 결과의 책임은 최전방에 노출된 배우가 다 짊어져야 하게 되는 것이고 과중된 스트레스로 제게는 극심한 고통의 현장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호흡' 포스터

    '호흡' 포스터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윤지혜)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김대건)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 KTH상을, 제3회 마카오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제17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인디펜던트를 수상했다. 이처럼 주목받는 작품이었음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이 이뤄졌다는 것이 윤지혜의 주장이다.  
     
    이같은 모습은 비단 '호흡' 촬영장에서만의 광경은 아니다. 흔히 반복돼온 일이라는 것. 최근 대학생 졸업 작품에 참여한 기성 배우 A의 관계자는 "처음엔 시나리오가 흥미로워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처음엔 노개런티 출연을 요구하더라. 아예 노개런티로 출연하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길 것 같아 형식적인 출연료만 받았다"며 "촬영 현장에 갔더니 체계가 전혀 잡혀있지 않더라. 스태프들이 돈을 모아 일부 제작비를 조달했다는데, 촬영을 진행하며 잠적하는 스태프도 여럿 있었다. 자신의 작품이라는 주인 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고, 아마추어들의 촬영장이었다. 그럴 때마다 촬영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배우 B의 관계자는 "홍보 마케팅에 B의 이름을 적극 활용하면서 비용은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홍보 일정 한 번에 많은 비용이 드는데도 겨우 백만원 남짓의 출연료만 받고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항의했으나 영화사 측은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물론 예산이 부족하기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들일 수도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모든 저예산 영화들이 매도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