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김광현-양현종이 모두 떠난다면? KBO 슈퍼 에이스는 나타날까

    [IS 포커스] 김광현-양현종이 모두 떠난다면? KBO 슈퍼 에이스는 나타날까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9 16:32 수정 2019.12.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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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31·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또 다른 국가대표 에이스 양현종(31·KIA)도 "내년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KBO 리그에서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선수들이 세계 정상의 리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안온한 한국 생활을 뒤로한 채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것 역시 박수 받을 일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이 선수들이 사라진 자리를 채울 새 얼굴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많지 않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연이어 떠나면 잘하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전력 차가 큰 KBO 리그의 민낯이 고스란이 드러날 수 있어서다.  
     
    올해 이미 김광현이 떠났고, 국가대표 4번 타자 김재환(두산)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내년에는 양현종 외에도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 김하성(키움)이 일찌감치 해외 진출 계획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다. 국가대표 잠수함 투수 박종훈(SK)도 내년 시즌을 마친 뒤 해외에서 뛰어 보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고, 그 후에도 이정후(키움)나 강백호(KT)와 같은 천재 타자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KBO 리그의 '위기론'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2017년 840만 여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지만, 2018년 807만 여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728만 여명으로 더 감소했다. 4년 만에 800만 관중을 넘기지 못했다. 여전히 한국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조금씩 완연한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11월 일본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 대만과 한국의 경기. 7대0으로 진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 일본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 대만과 한국의 경기. 7대0으로 진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기만 떨어진 것도 아니다. "선수층이 얇고 각 팀 전력이 불균형한 상황에서 10개 구단 체제로 144경기를 치르다보니 경기력이 점점 더 저하되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구단이 많다. 실제로 지난달 열린 2019 프리미어12에서는 '한 수 위'인 일본 프로야구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점을 확인한 동시에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 프로야구의 무서운 성장세마저 체감한 채 돌아와야 했다.  
     
    여기에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같은 특급 투수들의 인기와 실력 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포스트 국가대표 에이스 후보조차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장 내년 도쿄올림픽부터 김광현 없이 치러야 한다. 자칫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맹활약하면서 국내 야구의 인기까지 모두 흡수해갔던 1990년대 중후반처럼 다시 KBO 리그는 야구팬의 관심에서 뒷전으로 밀릴 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수도권 구단 고위 관계자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간 지 이미 7년이 됐지만 아직 '포스트 류현진'은 나타날 기미조차 안 보이는 게 사실 아니냐"며 "김광현과 양현종마저 해외로 나간다면 한동안 스타플레이어 기근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된 왼손 선발진을 꾸리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올해 17승을 올리면서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의 가능성까지 보여준 두산 이영하 정도가 향후 리그 톱클래스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일 정도다.  
     
    기대할 만한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베이징 키즈(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보고 야구를 시작한 세대)'로 불리는 특급 유망주들이 속속 프로에 발을 들여 놓을 예정이라서다. 청소년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했던 내년 KT 신인 소형준(유신고)이나 롯데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경남고 최준용 등이 그렇다.  
     
    지난 9월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제29회 WBSC 기장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WSBC U-18 야구 월드컵)'에서 역투하고 있는 투수 장재영. 연합뉴스

    지난 9월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제29회 WBSC 기장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WSBC U-18 야구 월드컵)'에서 역투하고 있는 투수 장재영. 연합뉴스

     
    무엇보다 구단 관계자들은 "내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입단팀이 결정될 2학년 투수 두 명이 향후 류현진, 김광현 같은 국가대표 원투펀치로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로도 유명한 강속구 투수 장재영(덕수고)와 벌써 류현진의 후계자로 기대를 받고 있는 강릉고 왼손 투수 김진욱이 그들이다.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장재영은 서울 지역 1순위 1차지명권을 갖고 있는 키움이 가장 먼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김진욱은 1차지명 대상에서 제외돼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롯데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각각 프로 1년차와 2년차 때 이미 리그를 압도할 만한 성적을 거둔 '본 투 비 에이스'였다. 그 정도 에이스급 스타 플레이어가 다시 탄생하려면 향후 1~2년간 프로에 입단하는 이 특급 유망주들이 얼만큼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김광현도 없고, 양현종도 곧 없어질 수 있는' KBO 리그는 과연 차기 슈퍼 에이스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희망과 우려가 모두 깊어지는 시기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