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윤, 이런 연기 변신이면 욕 먹어도 거뜬

    [인터뷰]이상윤, 이런 연기 변신이면 욕 먹어도 거뜬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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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윤

    이상윤

     
     
    '분노 유발자' '국민 욕받이'  
     
    배우 이상윤(38)이 드라마 'VIP' 방송 내내 불렸던 또 다른 이름이다.
     
    극중 아내인 장나라(나정선)을 두고 표예진(온유리)와 바람을 피면서도 감정의 기복이 드러나지 않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큰 박성준을 연기했다. 그 역할은 누구를 앉혀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 대본에 적힌 답답한 연기를 이상윤이 제 옷을 입은 듯 보여줬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시청자들 대부분 드라마를 보는 동안 이상윤의 분노로 들끓었다. 배우에겐 성공인 셈.
     
    "욕을 먹을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태어나서 들어볼 욕은 다 들은 기분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새로운 커리어에 생긴 것에 대해 싫지 않은 눈치였다.
     
     
     
    -예상보다 더 많은 욕을 먹었다.
    "캐릭터 욕을 넘어서 나한테도 욕을 하는 걸 보니 다들 드라마에 깊이 빠져 있구나 싶더라."
     
     
    -구체적으로 어떤 욕이었나.
    "욕인데 그런게 어디있겠나.(웃음) 그냥 이상윤이 싫다고 하더라. '장나라는 예쁘고 착한데 너가 감히?'라는 반응이 많으면서 '너 얼마나 잘 되는지 두고보자' 이런 욕도 있었다."
     
     
    -본인이 봐도 나쁜 남자였나.
    "대본도 그렇고 시청자들이 봤을 때도 장나라의 입장에서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박성준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첫방송 당시 이미 촬영이 끝나 시청자와 동일한 시점에서 바라보는데 '아 이거 정말 욕 엄청 먹겠다' 싶었다."
     
     
    -주변에서 뭐라고 안 했나.
    "'VIP' 팀들끼리는 위로를 자주 하는데 지인들은 욕은 아니더라도 '보고 있으면 속 터진다' '너무 나쁘다' '그런데 재미있다'고 해줬다. 친한 친구들은 '우리 아내가 너 보면서 단단히 화났어'라는 말도 서슴지 않고 했는데 신기했다."
     
     
    -무표정에 대한 반응도 많았다.
    "원래 그런 설정도 있었고 스스로도 그렇게 해석을 했다. 감정이 없다기보다 감정을 숨기려고 하는 사람이다. 드러낼 줄 모르고 드러내선 안 되는 환경에서 살아왔다. 원래 가정 환경이 그렇고 회사에 들어와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주하며 더욱 무표정으로 일관하게 됐다."
     
     
    -그 와중에 대사도 별로 없었다.
    "대본을 보면 '…'이 대사보다 더 많았다. 정말 극적으로 치달을 때도 '정선아' 한 마디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인물이었는데 표현이 정말 어렵더라."
     
     
    극중 이상윤이 장나라에 뺨맞는 장면. (VIP)

    극중 이상윤이 장나라에 뺨맞는 장면. (VIP)

    -장나라에게 뺨 맞는 신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장나라가 부담을 많이 느끼길래 편하게 하라고 했다. 마음이 쓰였는지 잘 못 때려서 NG 한 번 냈다. 그리곤 본인이 더 미안해했다. 두 번 만에 OK를 받았다."
     
     
    -장나라와 호흡도 좋았다.
    "정말 상대 배우에게 잘 맞춰준다. 늘 방대한 감정과 대사를 갖고 진행하는데 완벽하다. 말없이 무표정으로 있는 내가 너무 미안했다."
     
     
    -민감한 불륜에 대해 다뤘다.
    "불륜 미화는 아니고 그저 불륜이다. 그런데 불륜을 하면 안 된다는 뜻이지 않냐. 우리끼리도 하면서 많이 배웠다. 불륜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의 시선… 정말 많이 배웠다. 절대 바람피우지 말아야겠다 생각했고 불륜을 저질렀을 경우 미래가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깊은 가르침을 받았다."
     
     
    -사실 기획의도에는 치유와 위로도 있었다.
    "그런 기획의도가 있었나 싶더라.(웃음) 극중 나정선과 박성준은 정신적인 성장을 한다. 둘 외에 다른 인물들에겐 치유와 위로가 될 듯하다."
     
     
    -결말은 만족하나.
    "최선이었다고 본다.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결국 모든 걸 다 잃은 후에 무엇이 정말 중요했는지 깨닫게 되지 않냐. 담담한 마무리도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다."
     
     
    -이미지 변신이 망설여지진 않나.
    "배우는 배역에 따라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도 미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 선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야기가 재미있는지와 내가 하려는 배역이 설득력 있는 인물인가 하는 점이다. 그런 점 외 변신이 망설여지진 않았다."
     
     
    -'집사부일체'도 어느덧 만 2년이다.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시작한건 아니었다. 배우와 예능인의 경계에 있을 때 확실히 예능의 모습이 커 연기하는 모습을 낯설어하기도 하더라. '집사부일체' 때문에 몰입이 방해되면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아직은 괜찮다."
     
     
    -예능의 순기능을 느끼나.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드라마는 3개월 방송 되면 끝이라 '언제 또 나와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예능을 하면 '잘 보고 있어요'란 말을 많이 듣는다."
     
     
    -만나고 싶은 사부가 있나.
    "각 분야에 있는 사부는 거의 다 만났는데 드라마 작가도 한 번 만나고 싶다."
     
     
    -최근 연극 무대에도 올랐다.
    "드라마에서 맡았던 캐릭터와 다른 것도 있지만 민낯을 마주한 느낌이다. 연극을 하면서 크게 부딪혔고 그러면서 깨지고 배운 점이 있다. 내년에는 깨나가야할 숙제다."
     
     
    -며칠 뒤면 마흔이다.
    "아… 느낌이 확실히 다르긴하다. 20대에서 30대가 될 때와 너무 다르다. 특히 연기적인 부분도 더 신경쓰인다. 어릴 때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느꼈고 그때는 '40대'를 바라보면 여유가 있어 보였는데 막상 40대가 되려고 하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된다. 과정 보다 결과를 원하는 나이지 않냐."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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