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김재환 잔류한 두산, 출혈 없이 명분과 실리 챙겼다

    [IS 포커스] 김재환 잔류한 두산, 출혈 없이 명분과 실리 챙겼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06 09:07 수정 2020.01.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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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이 출혈 없이 2020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6일 간판타자 김재환(32)의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이 마무리된 뒤 한숨을 돌렸다. 김재환은 지난해 12월 6일 포스팅으로 공시된 뒤 30일 동안 이적 협상을 진행했지만 어떤 구단과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두산에 잔류하게 된 그는 "2020시즌 다시 한번 통합 우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선수에겐 아쉬움이 남는 결과지만 두산은 전력 약화를 피했다. 김재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두산의 중심타자다. 2016년 주전으로 도약한 뒤 3년 연속 35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시즌에는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장타력이 크게 떨어져 홈런이 1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136경기에서 91타점을 기록하며 오재일(34·102타점)에 이은 팀 내 2위로 만만치 않은 생산성을 보여줬다. 574타석 중 약 89%인 512타석을 4번 타순에서 소화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믿고 내는 타자 중 한 명이었다.
     
    두산은 김재환의 거취에 주목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하긴 했지만, 계약이 성사될 경우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게 뻔했다. 2군 자원이 탄탄한 두산이지만 김재환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였다. 3할 타율에 30홈런 100타점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KBO 리그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페르난데스 재계약을 최대한 뒤로 미룬 이유다. 페르난데스가 2019시즌 리그 최다 안타상을 수상한 A급 외인이지만 장타가 많은 유형은 아니다. 김재환이 빠질 경우 거포 유형의 외국인 타자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충분했다. 포스팅 결과에 감독의 시즌 구상이 크게 바뀔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진출에 실패하면서 고스란히 전력을 유지하게 됐다. 페르난데스 재계약도 탄력을 받게 돼 2019시즌 통합 우승을 만들어낸 타선을 큰 틀에서 지켜낼 수 있게 됐다. FA(프리에이전트) 협상을 진행 중인 오재원(35)까지 재계약한다면 말 그대로 '어게인 2019년'이다.

    김재환은 "MLB 도전이라는 값진 기회를 허락해 주신 두산에 깊은 감사드린다"고 했다. 선수의 도전 의사를 꺾지 않으면서 명분과 전력 유지라는 실리까지 모두 챙긴 두산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