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삼성 원태인이 말하는 구속과 8월 부진 그리고 2020시즌

    [IS 인터뷰] 삼성 원태인이 말하는 구속과 8월 부진 그리고 2020시즌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08 06:00 수정 2020.01.0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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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시즌 삼성 마운드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원태인

    2019시즌 삼성 마운드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원태인

     
    삼성은 2019시즌 정규시즌 8위에 머물렀다. 2016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며 아쉬움 속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소득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투타에서 '뉴 페이스'가 속속 발굴됐다. 고졸 투수로 팀에 가세한 원태인(20)도 이 중 하나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시즌 준비를 '불펜'으로 했다. 그러나 4월 26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채흥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임시 선발'로 대구 LG전을 맡았고 그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4이닝 1실점)을 보여줘 계속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인 5월 4일 고척 키움전에선 7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승까지 따냈다.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무너진 삼성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신인왕 레이스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벽에 부딪힌 순간도 있었다. 후반기 급격히 성적이 악화됐다. 8월에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선 3패 평균자책점 14.88로 바닥을 쳤다. 9월 어느 정도 안정감(2경기 평균자책점 4.09)을 되찾고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전체 성적에선 큰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고졸 신인으로 첫 시즌부터 100이닝을 소화했으나 신인왕 투표에서 5위(1위 LG 정우영)까지 밀린 이유다.
     
    허삼영 신임 감독 체제로 시즌을 새롭게 준비 중인 삼성에서 원태인의 역할은 작지 않다. 팔꿈치 수술에서 복귀하는 양창섭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해줘야 한다. 팀이 기대하는 선발 로테이션의 젊은 피다. 그는 "2019시즌 점수는 50점이다. 아쉬움을 발판 삼아 더 높이 올라가는 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삼성 제공

    사진=삼성 제공

     
    -데뷔 첫 시즌을 보낸 소감은.
    "정말 많은 걸 배운 거 같다. 후반기에 좋지 않은 모습도 보였지만 올해 좀 더 발전하려면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하는지 배우고 느꼈다."
     
    -'배웠다'는 건 어떤 걸 말하나. 
    "선발 투수로 한 시즌을 보내려면 체력이 중요하더라. 사실 주변에서 '신인은 후반기에 떨어진다'는 얘길 많이 했는데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직접 겪으니 느끼는 게 많았다. 이번 겨울 이 부분에 중점을 둬 운동하고 있다."  
     
    -8월 부진도 결국 체력의 문제였을까. 
    "체력 하나만 꼽을 순 없지만 그게 가장 컸던 거 같다. 전반기와 다르게 구속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구속이 떨어지니 장점인 변화구도 통하지 않았다.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
     
     
    -신인이지만 112이닝을 소화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많이 던졌다.(웃음) 처음엔 불펜으로라도 꾸준하게 붙어있자는 생각이 강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좋은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최대한 잡으려고 하니 자연스럽게 많은 이닝을 던지게 됐다. 어떤 것과도 바꾸지 못할 좋은 경험이었다."
     
    -시즌 전체 성적에 대한 아쉬움도 크지 않나.
    "없다면 거짓말이다. 후반기에 무너지지 않았다면 더 좋은 평균자책점, 더 많은 승리를 기록했을 거다. 특히 후반기에는 형들이 잘 쳐주면서 승리 투수가 될 기회가 많았는데 스스로 무너지다 보니까 기록적인 부분에서 많이 떨어졌다."
     
    -득점 지원이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흐름이 좋았던 전반기에는 득점 지원에 대한 아쉬움보다 내 몫을 해내고 있다는 거에 만족했다. 뭘 해도 잘 됐고,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서 기뻤다. 승리투수가 되지 않아도 팀이 이기면 좋았다."
     
    -고등학교 때 구속은 나오지 않았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구속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전반기 때 조금 안일했던 부분이 있다. '구속이 언젠가 올라오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후반기 체력이 떨어지니 스피드도 같이 하락했다. 올해 겨울 체력과 함께 스피드 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가장 좋았을 때 체중이 80kg 후반이었는데 지난 시즌엔 91~2kg 정도 나갔다. 당장 체중을 확 빼겠다는 생각보다 길게 계획을 잡고 있다. 90kg 정도를 유지하면서 스프링캠프 때 조정해 좀 더 가벼운 몸으로 시즌을 치를까 한다."
     
     
    -체인지업 비율을 꽤 높였었는데. 
    "아마 체인지업이 없었다면 1군에 오래 있지 못했을 거다. 자신 있는 공인데 너무 그 부분만 생각하다 보니 직구 스피드에도 영향이 있었던 거 같다. 원래 자신 있던 직구보다 체인지업을 더 우선시했다. 민호 형이 시즌 끝나고 '성적에 연연하다 보니까 신인인데 패기 있게 승부하지 않고 변화구 위주로 사인을 내 미안하다'고 하더라. 이번 스프링캠프부터 체인지업을 비롯한 변화구보다 직구나 컷패스트볼 같은 빠른 구종을 연습해 피칭하자고 하셨다. 공감됐던 부분이라 빠른 구종으로 타자와 승부하려고 생각 중이다."
     
    -고등학교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겠다. 
    "스피드 업이 우선이다. 공이 빨라야 변화구도 통한다는 걸 느꼈다."
     
    -스프링캠프에서 포커스를 맞출 부분은.
    "투구수가 70개를 넘어가면 힘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지난해에는 불펜으로 시즌을 준비해 핑계라도 댈 수 있는 게 있었지만 이번엔 다르다. 선발 투수답게 6~7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2019시즌을 돌아보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100이닝을 넘겼기 때문에 50점 정도다. 전반기에 50점을 다 받은 거 같고 후반기는 0점을 주고 싶다.(웃음) 후반기에 처지다 보니 신인왕 후보에서도 밀렸다. 신인왕이 전부는 아니니까 아쉬움을 발판 삼아 더 높이 올라가는 투수가 되겠다."
     
    사진=삼성 제공

    사진=삼성 제공



    -2020시즌에 대한 어깨가 무거운데.
    "아직 내 자리가 확고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코치님께 얘길 들었다. 처음부터 경쟁한다는 마음으로 캠프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책임감만큼 의욕이 더 앞선다. 내 자리였으니 뺏기기 싫고 지키고 싶다."
     
    -선발로 한 시즌을 보낸다면 생각한 목표는.
    "지난해 퀄리티 스타트가 10번을 넘지 않았다. 올해는 더 많이 할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 시즌 막바지 부상이 있어서 한 시즌을 다 소화하지 못했는데 부상 없이 풀타임을 해 규정이닝을 채우는 투수가 되고 싶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