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박용택…야구 마지막 시즌 꿈은 ‘우승택’

    41세 박용택…야구 마지막 시즌 꿈은 ‘우승택’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0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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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유니폼을 19년째 입는 박용택은 ’올해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치는 꿈을 꾸고 있다. [중앙포토]

    LG 유니폼을 19년째 입는 박용택은 ’올해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치는 꿈을 꾸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에서 별명이 가장 많은 야구 선수는? LG 트윈스 박용택(41)이다. 오랜 기간 활약해서 붙은 ‘꾸준택’, 콧수염과 안경 때문에 인상이 닮았다고 ‘간디택’, ‘가을야구 할 테니 유광점퍼 사도 좋다’고 말해서 생긴 ‘잠바택’, 심지어 찬스에서 약하다고 붙은 ‘찬물택’까지. 박용택도 자신을 ‘별명택’이라고 할 만큼 즐기고 있다. 올 시즌 은퇴를 앞둔 박용택이 희망하는 별명이 하나 있다. 그렇다. ‘우승택’이다.
     
    박용택은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했다. 그해 LG는 정규시즌 4위였지만, 준플레이오프(PO)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하지만 KS에서 삼성에 2승4패로 밀려 아쉽게도 우승에 실패했다. 신인 박용택은 데뷔하자마자 KS 무대를 밟았다. 그런데 그게 그에겐 적어도 지금까지는 마지막이었다. LG는 그 이후 17년간 KS에 가지 못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나도 현역 때 우승 못 했다. 용택이 꿈이 LG 우승하고 유니폼 벗는 거라고 들었다. 올해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용택에게는 올해가 우승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다. 19번째 시즌인 올해를 끝으로 은퇴할 계획이다. 지난해 LG와 2년 계약을 한 그는 이승엽·이호준처럼 ‘2020시즌 뒤 은퇴하겠다’고 미리 선언했다. 1990년 야구를 시작한 그로선 야구선수 생활 30주년을 맞는 해에 끝을 맺게 됐다. 그는 “선수 생활 이렇게 오래 하면서 우승도 못 하고 마지막 시즌을 맞이할 줄 꿈에도 몰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신년식이 선수 입장에선 귀찮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시간도 이제는 아깝다. 또 특별한 기분이 든다. 시간이 빨리 간다”며 웃었다. 또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에 싱숭생숭하다가도 운동하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시즌이 시작하면 편해질 것도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LG는 정규시즌 4위였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권 턱걸이 수준이란 평가를 뒤엎었다. 시즌 내내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가을야구는 짧았다. NC를 물리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했다. 키움에 가로막혀 준PO에서 탈락했다. 올 시즌 LG는 지난해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다. 지난해 나란히 14승씩 올린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와 재계약했다. 내부 FA (자유계약선수) 오지환, 송은범, 진해수도 잡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베테랑 내야수 정근우도 영입했다.
     
    박용택은 “다른 팀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내가 19년간 LG에서 뛰었는데, (올해가) 가장 우승 가능성이 큰 것 같다. 객관적으로 봐도 우승 가능성이 있다. 솔직히 지난해는 우승할 팀이라고 얘기하기 어려웠다. 올해는 투수진도 정상급이고, 주축 타자도 전성기인 30대 초반”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은퇴한 형들이 하나같이 얘기하더라. ‘선수 때가 좋다, 은퇴를 번복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하지만 나는 ‘우승택’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체중을 5㎏ 정도 감량한 그는 “지난해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했다(64경기 출장). 올해는 1부터 100까지 몸 상태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택은 ‘기록의 사나이’다. 통산 안타 2439개로 1위다. 그의 안타 하나하나가 프로야구 역사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200개를 더 채우고 싶다”면서도 “개인적인 목표는 정말로 없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후배들한테 얹혀 가도 좋으니까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 하정우씨가 공약 때문에 ‘국토대장정’을 하고 영화도 찍었다고 들었다. 우승한다면 나도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수정예로 33명(박용택의 등 번호)을 모아 전국 야구장을 전부 다 걸어서 도는 것도 괜찮겠다”며 웃었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은 두산 투수 배영수(39)였다. 마지막 상황에서 교체 투입돼 아웃 카운트 3개를 잡고, 우승을 확정했다. 그리고 은퇴를 결정했다. 박용택은 “영수를 보면서 소름 끼쳤다. 어찌 보면 내가 꿈꾸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KS 7차전 9회 말 투아웃에 끝내기 안타를 치는 꿈.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